쓰는 시시 한
오늘도 날이 따뜻했지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온도의 경계가 있었어
계절의 냄새가 가득하고
뿌연 먼지 역시 가득한 날이었어
오늘을 견뎌내고 내일을 바라지만 눈을 뜨고 나면 내일이 아니라 다시 오늘이야
나는 그런 오래된 세계에서 나날이 변하는 바다의 날씨를 느끼며
날짜변경선 위에 올라서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고 보면 날씨라는 건 사람의 마음과 비슷해
같은 날이 없고 변덕도 심하고 말이야
이거다 싶으면 어느새 모습을 바꿔버리고 심술을 부리고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울어버리고
예상치 못하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그래도 변덕 심한 날씨 덕분에 바다에 나오면 매일 달라지는 사색을 할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아
가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바닷가를 걸을 때가 있어
비가 오고 난 다음, 화가 났던 모래가 기운이 빠졌을 때
모래 알갱이들이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었다가 감싸는 느낌이 좋거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 이불에 비빌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야
그리고 신발을 들고 도로를 맨발로 걸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없어
너에게 두고 온 기억하나를 떠올리기 위해 맨발로 바다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임계점의 선을 넘어가면 밤은 눈처럼 내리고 말아
의식의 뒤편으로
달의 어두운 부분처럼
밤은 그렇게 눈처럼 내려와서 고독이라는 이불이 되어 몸을 덮어줘
얼굴만 빼고 이불을 덮고 있으면 너무 따뜻해서 외로움이 식은땀처럼 흘러내려
옆에 있는 이와 포개짐으로도 그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고 시간의 그리움도 달래지 못해
이렇게 시간에 초조함을 덧입힌다
오늘의 선곡 조성모의 진 https://youtu.be/zR-tZnzA-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