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도 시 시 해지자
사람들은 몸속에 외로움을 찍어내는 공장을 전부 하나씩 가지고 있다. 외로움을 만들어내는 시간도 일정하거나 제각각, 얼굴은 비슷한데 제각각, 비슷한 옷을 입었지만 제각각, 같은 버스를 타지만 제각각
오전에 외로움을 만들어 분출하는 자들은 허공에 대고 오전의 외로움을 퍼트리고, 외로운 밤의 공정자들은 검푸른 하늘에 외로움의 색을 바른다. 새벽의 명멸하는 별에 외로움을 쏘아 올리는 자들의 울음소리는 비슷하다
날씨가 일어나서 외로움의 인사를 한다. 날씨 속에는 오래된 외로움의 상점이 마련돼있어. 상점의 이름은 외로운 가게. 그곳에는 사람들이 팔아버린 외로움이 하루에 365개씩 들어와. 하지만 구매하는 사람은 없지. 먹기만 하고 똥 누지 않는 세포를 지닌 생물과 같아
아이의 경쾌한 걸음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으면 슬퍼진다. 거기서 멈추었으면, 더 이상 벗어나지 않으면 얼마나 좋아. 아이의 걸음에서 외로움은 많이 묻어있다. 아이가 더 경쾌하게 움직이며 로비를 뛰어다닐수록 외로움은 잘못 깎은 사과 껍질처럼 나와
내 속의 외로움은 낡디 낡아서 후 불면 먼지가 될 것 같다. 크고. 반짝이던 때가 있었지. 그렇지만 나는 외로움을 버리지 않고 잘도 지니고 있었던 거야. 누군가 옆에 있다고 해서 외롭지 않을까. 고장 나버린 위장처럼 손으로 잡고 꽉 누르면 외로움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해 줘. 가장 밑바닥의 감정 같은 거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
도로에는 외로움의 타이어가 다니고 외로움의 나무가 서 있고 외로움의 전깃줄이 널려있다. 사람들은 그런 외로움을 쳐다보지도 않아. 그래, 오늘은 무슨 노래를 들을까. 레몬트리를 듣자. 쿵작쿵작 사실 잘 들어보면 흥겨운 노래가 아니야. 레몬트리는 외로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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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퍼맨이 제일 외로웠을지 몰라. 암튼 그래. 그렇기에 어디에 분노할 때가 없었지. 그래서 이드가 그만 나오고 만 거야. 슈퍼맨 그림을 자랑하기 위해 글을 쓴 피드. 그래서 풀스 가든의 레몬 트리를 듣자. 노래는 사실 리듬처럼 밝지 않아. 몹시 우울하고 침체되어있지. 아마 그걸 승화시키려 풀스 가든은 이 노래에 모든 걸 쏟아붓고 소포모어를 이기지 못했을 거야. 노래가 그걸 말해주니까. https://youtu.be/wCQfkEkeP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