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해 지는 시간
구름.
바다.
하늘.
온도까지.
이 모두가 금빛으로 물드는 순간.
바닷가의 개와 늑대의 시간.
흔한 풍경이지만 바다에 나오지 않으면 볼 수 없다.
밤의 입구에선 바다는 마치 자연이 그녀의 모습을 시샘하여
하루 중에 가장 예쁜 얼굴을 하는 시간처럼 보인다.
수채화로 바꾼다면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그림이 된다.
휘슬러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쓸쓸하기에.
진중하고 깊게 가라앉은 하늘의 황금빛이 바다에까지 마수를 펼치고,
바다의 수면은 그에 맞게 화음을 맞춰준다.
지구의 움직이는 낯빛이 홀연히 드러나는 시간.
엄숙한 어부는 혼자였다가 가족으로 돌아간다는 짧은 안온감에 노를 젓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외로운 이는 바다 너머의 누군가를 생각한다.
근처 모텔에서는 근사한 일을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속속 형형색색의 불을 밝히고
많은 이들이 황혼이 지면 하루의 고생을 곧 일어날 밤의 기대로 바꾼다.
자연은 그렇게 훌륭한 언어로 그림이 되고
세계가 어둠에 잠식되기 전 교묘한 금빛으로
모든 걸 생략하고 금빛의 야상곡이 펼쳐진다.
촌스러워도 야상곡이 듣고 싶어 https://youtu.be/2bkDC4ewH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