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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an 02. 2020

낯선 손님이라도

시 이고픈 글귀



낯선 손님이라도



조깅을 하는데 몸이 계속 무겁고 어제와는 다르게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는 게 쉬지 않고 달리다가는 다리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조깅을 하는데 상관없는 목 뒤도 미미한 근육통이 느껴져서 계속 달리지 못하고 걸어서 들어왔다. 집에서 밥을 좀 볶아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먹었는데 소화가 안 되기에 소화제를 삼키고 난 후, 아 몸살 기운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감기가 걸리는 것 같다. 올해는 한 번도 걸리지 않고 넘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3일을 남겨두고 몸살 기운이 왔다. 가끔 감기가 오니 예민한 부분이 많음에도 무딘 사람처럼 잘 알지 못한다. 몸살 기운도 심하지 않고 미미한 파도의 파랑처럼 은근하고 뭉근하게 오곤 한다. 약 같은 거 먹지 않아도 이틀 정도 뜨겁게 자고 기침 약간 하고 나면 나을 것이다. 그걸 알고 있다.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낯선 손님이라도 바로 쫓아내지는 않을 것이다. 이왕 들어왔으니 추운 겨울 이틀 정도 내 혈관 속에서 따뜻하게 머물다 가길 바란다. 모든 것에는 삶이 있으니 그 삶을 몇 분이라도 누릴 기회는 있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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