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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Feb 15. 2022

푸른하늘 4집, 5집

넘 좋아



봄날의 그것이 겨울의 틈을 비집고 들어왔는데 그만 다시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다. 겨울이 심통이 났다. 심술을 부린다. 아직 나는 갈 생각이 없는데 왜 나를 싫어하냐며, 나를 내쫓으려 하냐며 겨울은 화가 났다. 아마 겨울도 알고 있다. 언제나 사람들 곁에 있고 싶지만 때가 되면 봄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걸.


날이 차가워지면 날이 따뜻할 때보다 대기층의 막이 걷혀 맑은 날이 된다. 미세먼지 같은 것들이 사라진다. 그래서 시야각이 좋고 창 안에서 창밖을 보면 그저 평온하고 깨끗한 날이다. 푸른 하늘의 오래된 노래를 들으며 커피를 홀짝이는 지금 이 시간만큼은 리추얼을 가동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시간이다.


아니 왜 이렇게 촌스러운 음악을 들어요?


촌스러운 사람이 촌스러운 음악을 듣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실 푸른 하늘의 음악은 촌스럽지 않다. 가사를 보면 대체로 ‘시’에 가깝고 리듬도 좋다. 누군가는 변화 없는 음악을 꾸준히 내는 게 싫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푸른 하늘의 이 기류가 좋다. 앨범 표지도 초현실 디자인으로 전혀 촌스럽지 않다. 단지 오래된 노래라서 촌스럽다면 그건 좀 이상하다. 브랜드는, 명품은 오래될수록 그 가치가 올라간다.


하긴 나는 소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촌스럽다, 소심함과 촌스러움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알 수는 없다. 대담한 사람은 여러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 같은 소심한 사람은 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쓴다. 이 소심함이 어쩌면 매일을 기록하고 달리게 하는 동력원일지도 모른다.


이 소심함으로 그렇게 애를 써도 그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건 쉽지 않다.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사고 싶었다.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도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사람의 마음 하나도 돈으로 어쩌지 못한다. 하긴 나는 돈이 없다. 돈이라도 많아야 마음이라도 사고 싶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돈을 벌기 위해 이를 몽땅 뽑아버린 중국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불법으로 매음굴에서 일하는 그녀는 이를 몽땅 뽑아 버렸다. 그런 탓에 씹어 먹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


나는 피를 뽑아 그녀에게 나눠주었다. 그 중국 여자는 피로 혈관도 채우고 위장도 채웠다. 그녀는 나의 피를 맛있게 받아먹고는 취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중국어로 말을 했다. 그녀는 취해서 열심히 말을 하더니 이내 눈에서 보란 듯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 울고 싶어서 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눈물이 나왔다. 눈물은 그렇게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중국 여자는 나에게 말했다. 넌 어때?




https://youtu.be/_3-iSESLkns

푸른 하늘 4집 04 어두운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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