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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an 16. 2020

그림자보다 주어가 된다

시 이고만 싶은 글귀



우리의 눈은 늘 진실에서 벗어난 것을 보고 있다



어쩌면 사실을 보고 있지만 그 사실은 진실이 아니라 믿고 싶은 마음의 작용이 눈으로 하여금 사실보다는 거짓에 가까운 진실을 보게 만들지도 모른다



요컨대 호수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번진다

하지만 물은 번지지 않는다 

물은 그저 위아래로 움직일 뿐이다

아래위로 움직이는 그 사실을 우리는 번진다 라고 하는 진실로 보고 만다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가위는 무엇을 자르는 용도로 인간생활에 필요한 도구이지만 그 가위로 누군가를 죽였다면 가위의 진실과 사실은 무엇일까

도둑이 손에 든 칼로 누군가를 구했다면, 

의사의 손에 든 칼로 환자를 죽여버렸다면 칼의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을 하지 않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랑에 있어서 사랑의 주어가 되어야 하는데 그림자가 되어도 괜찮다고 받아들인다

그림자가 되어 그저 그 사람의 뒤에 같이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의 달콤함 뒤에 따라오는 당연한 수순이라 여겨 버린다



우리의 눈은 언제쯤 제대로 된 진실을 보게 될까



우리는 신에 의해 창조되거나 유인원에서 진화되기보다 애초에 주어인 인간 그 자체로 존재해왔다

그렇기에 내 가족이나 내 사랑하는 사람의 그림자보다 좀 더 당당한 주어가 되어도 된다

왜냐하면 자신은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에 나를 아껴야 나 이외의 사람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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