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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pr 14. 2022

꿈처럼


불안한 꿈이었다. 누군가 내 몸을 벌리고 그 안에 톱밥을 마구 집어넣은 다음 그대로 덮는 꿈이었다. 무서웠다. 일어났을 때 그가 옆에 없었다. 손이 떨렸고 무엇보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나는 잘 나오지도 않는 소리로 그를 애타게 찾았다.


폐가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숨이 멈춰버릴 것 같았다. 줄로 팔목을 썰어대는 것처럼 아픈 것 같아서 고통스러웠다. 나는 그를 찾았다. 그를 불렀다. 약이나 그가 필요했다. 약과 그의 가치가 같지는 않았다. 약은 한계적이지만 그의 심장소리는 무한정의 가치를 내게 가지게 했다. 그는 나에게 약이 될 수 있지만 약은 그 사람을 대신할 수 없었다.


숨이 넘어가 깜깜해지려는데 문을 열고 그가 들어왔다. 그리고 나를 꼭 안았다. 그의 얼굴에서 표정이란 건 밖에서 잃어버리고 온 것 같았다. 그의 가슴에서 깨끗한 소리가 음악처럼 들렸다. 이대로 죽는 줄 알았어요.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사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것도 쉽지 않아 그러니 너의 아름다움을 더 보고 싶어.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불판에 녹아내리는 치즈처럼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나탈리 임부룰리아의 톤 https://youtu.be/xSZBIs0gs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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