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증 11

소설

by 교관


11.


좋은 것들은 쉽게 오지 않는다.


나는 그걸 안다. 좋은 것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나는 나에게 질문을 했다. 갈증이 심하게 일고 나서 악과 선의 경계에 대해서 생각했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쁜 사람인데 돈이 많으면 나쁜 짓을 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법이라는 것은 정의로운 것일까. 법은 정녕 착한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일까.


하지만 조금만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일이 터지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경찰처럼 법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법은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오늘 밤 나는 어떤 사람들을 많이 봤다. 누군가를 탐하고, 억지로 섹스를 요구하고, 입으로 그 잘난 것들을 넣고, 누군가를 폭행하고, 스토킹을 한다.


악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법은 그들을 내버려 둔다.


갈증이 심해졌다. 갈증은 내 몸의 피를 빠르게 촉진시켰다. 폐 근처에 생긴 새로운 기관이 파르르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갈증이 심하지 않았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내 속의 장기들의 움직임이 만져졌다.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작고 예쁜 기관이다.




방송사의 모든 뉴스가 밤새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보도 중이다. 고요한 밤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렇지만은 않다.


밤은 분명 고요하지만 고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고 그런 장소가 있는 곳이 밤이다. 요컨대 낮보다 밤에 종합병원의 응급실에는 환자가 흘러넘친다. 밤에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낮보다 유난 떨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 밤중에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블루 컬러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리고 태어날 때보다 죽음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사고로 죽는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간의 목숨이란 덧없다.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죽음이라는 건 같다. 그 죽음이 고결한지 수치스러운지의 차이는 그들의 사람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어떻게 행동했는가, 하는 것뿐이다.


그 마저도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때 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 뒤에 어떻게 기억될지 모르고 죽는다.


만취운전으로, 과한 약물 복용으로, 또는 분노로 인한 사고로 죽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만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신과 상관없는 또는 사랑하는 이들까지 죽음으로 몬다. 그런 자들은 좀 더 일찍 죽는다고 해서 법으로 어쩌지 못한다.


밤새 두 블록에서 11명이 죽었다. 그들은 모두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전부 성범죄를 저질렀던 이력이 있다는 것이다. 게 중에는 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도 있는데 이 남자는 9살짜리 여아를 성폭행을 했었다.


모든 채널의 뉴스는 이 죽음에 대해서 보도를 했고 유튜브에서는 더 나아가 자극적인 영상으로 이 기사를 다루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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