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15

소설

by 교관


15.


걸작은 광기에서 나온다.


세기의 걸작은 광기로부터 시작되었다.


1984도 조지 오웰의 광기에서, 안톤 체호프도 광기로 인해 몸을 죽여 가면서 시베리아 유형지까지 가서 걸작을 탄생시켰다.


광기가 없었다면 전 세계에서 전자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 기업이 탄생할 수 없었고,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몇 개나 있을 수 있는 것 역시 그렇다. 고작 100년도 안 된 역사 속에서 말이다.


광기다.


광기 없이는 걸작이 나올 수 없다.


문명이라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잔인함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고 가장 넓게 퍼져 있는 것. 그 본성이 깨어날 때 인간은 광기에 휩싸인다. 그리고 광기에 의한 우연으로 걸작을 탄생시킨다.


그렇다면 현시점에 걸작이란 무엇일까.


피카소는 걸작을 탄생시켰다. 역시 그의 광기가 작용을 했다. 그 혼자서는 그 걸작들을 그려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옆에서 끊임없이 그의 수발을 들어주던 그의 여자들이 아니었다면 그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피카소의 무엇을 보고 헌신적이 되었을까.


미술에 관한 단순한 얘기지만 사회성이 결여된 빈센트 반 고흐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건 그의 동생 테오가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테오의 아내인 요안나가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친구도 없고, 생활을 위해 생산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고흐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붓과 그림 도구와 재료를 계속 제공했다. 그러나 테오의 집 역시 그렇게 잘 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테오의 아내 요안나는 테오를 통해 그의 형을 돕게 했다.


요안나는 고흐의 그림을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어쩜 광기가 아니면 당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그림들을 사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을 고흐가 살아생전 한 점 정도 팔렸을 뿐이다. 고흐가 죽고 이어서 테오 역시 죽게 되자 안나는 자신의 아이의 이름을 큰 아버지 고흐의 이름으로 할 정도로 고흐를 존경했다.


요안나의 진심 어린 광기가 테오를 통해 고흐에게 전달되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광기의 우연에는 뒷받침 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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