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6.
혀가 닿는 모든 곳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터치를 했다. 그녀는 나의 몸과 입술, 설명할 수 없는 부위까지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의 타액이 나의 몸을 적셨다. 그녀를 안았다.
그녀의 몸은 작고 연약했지만 따뜻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팔딱거리며 뛰는 심장의 박동 소리는 아를 흥분케 했다.
그녀가 나를 지켜 주었다.
그녀를 부르는 어떤 소리가 있었지만 그녀는 기꺼이 나의 옆에 있기로 했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나의 갈증은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불타오르고 욕망은 광기로 바뀌었을 것이다.
광기는 걸작을 만들어 내는 분출구로 사용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안다.
우리는 몸도, 이야기도, 정신도 나눴다. 그건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어떤 날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의 생존은 위협을 받아 왔다.
우리는 전에도 여러 번 괴멸의 위기에 처했다.
14세기 페스트는 전 인류의 20% 이상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20%의 인구가 다시 늘기까지 300년이 걸렸다.
그 이후, 스페인 독감은 전 인류의 절반 이상을 감염시켰도 독감을 극복하기 전까지 75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류는 번성해 갔다.
인구는 70억을 넘어 급증했다.
발전이 거듭될수록 전 세계는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우리는 두려움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고, 더 이상 우리를 위협할 존재는 없다고 믿게 되었다.
우리는 과학 기술을 맹신하게 된다.
하지만 한두 달 만에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는 절박해지면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리고 누가 잘못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잘못된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 같은 실수를 역사적으로 반복한다.
우리의 존재는 바람 앞의 촛불에 지나지 않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