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고 불리고 싶은 글귀
잔나비 버전의 '처음 만날 때처럼'을 듣고 또 듣고 계속 듣는다
제발 꿈이었으면 생각했지만 어느 날 그건 현실이 되어 살을 파고든다
왜 그리 갑자기 떠난다 했을까
왜 그리 쉽게 안녕이라 했을까
안녕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고 잔나비는 노래를 부른다
마종기 시인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려면 그 사이의 흐르는 크고 넓은 강을 건너야 한다고,
그렇게 만나 온전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머리가 하얀 정현종 시인은 가장 좋은 건 하루가 가는 일이라고,
하루가 가는 걸 지켜보는 걸 마냥 좋아하는 이유는
하루의 끝에 그대가 있으니까
우리가 처음 만나는 건 이렇게 어렵다고
잔나비는 잔나비답게 노래를 부른다
제발 꿈이었으면 그냥 너의 장난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삶은 언제나 아쉬운 순간으로 매듭을 지어 놓아그걸 풀려니 손톱이 빠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