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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호크가 떠오르는 밤

에드워드 호퍼의

by 교관


고독한 밤으로의 향연


찬란하고 반짝이는 네온의 도시 속에서 고독으로 떠도는 사람들이 중심가를 벗어나 바닷가의 좁은 술집으로 모여들어 밤을 새운다.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호크가 떠오르는 밤이다.


모르는 이들이 바에 앉아 외로움과 처참함과 자기 파괴와 패배에 대해서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며 더운 소주와 차가운 맥주를 마신다. 그녀는 술에 취해 웃으며 말한다.


내가 웃는 거처럼 보이나 봐요, 나는 정말 죽을 만큼 아픈데 말이에요, 라며 잔에 남은 술을 마신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은 색채가 다양하다. 밝은 색채도 가득하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쓸쓸하고 외롭다. 자정이 지난 다음 그의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쓸쓸함에 나도 모르게 그림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밤을 그려 놓은 그림은 묵직하고, 고요한 결락감으로 나를 깊은 밤의 세계로 이끈다.


그런 밤,


그런 하루,


그런 사람들의 뒤틀림.





Joe Pass - Here's That Rainy Day https://youtu.be/IWPccMjpYg4

Joseph Passad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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