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빵가게를 습격하다 2

[무라카미 하루키 오마주]

by 교관


2.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했다. 더 이상 그녀를 말리는 것은 소용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 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당신에게 내가 묻는다면?”라고 그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 뿐이에요.”


창문을 열어놓은 탓에 눈의 냄새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바람에 페치카의 불꽃이 수줍게 달아올랐다가 다시 고요해지기를 반복했다. 그는 무료한 얼굴을 한 채 무료한 표정으로 무료하게 페치카의 불 앞으로 다가갔다. 의자를 끄는 소리가 방안의 고요를 깼고 작은 그림자도 12월 시애틀의 바람이 추운지 페치카 앞으로 다가왔다.


“좋아, 빵 가게를 털도록 하지. 하지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총도 구입해야 하고 자동차도 있어야 하잖아.”


“하려면 당장 시작하죠. 총은 앞집에서 빌려오면 돼요. 패티슨 씨는 총을 잘 빌려줘요. 그 집은 다른 건 잘 빌려주지 않지만 총만은 잘 빌려줘요. 차는 뒤뜰에 랜드크루저가 있어요. 엄청난 양의 빵을 실어도 될 만큼 큰 차예요.”


눈의 냄새를 흡수한 12월의 바람이 불어와 페치카에 남아있는 불을 꺼버렸다. 작은 그림자는 좌절한 모습으로 몸을 한 번 떨었다. 남아있는 온기를 흡수하려 페치카 앞으로 더 바짝 다가섰다.


“총을 빌려준단 말인가? 그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야?” 그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무슨 총이지? 아무 총이나 들고 빵집을 습격할 수는 없다구. 장총이라면 장전은 쉬우나 총알을 탈착 하는 유격이 있어서 힘들고 권총은 조준이 힘들어. 45 구경 이하여야 하지만 한 손에 들기에 너무 무거우면 안 돼. 무엇보다 발사하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해.”


“당신은 마치 빵집을 한 번 털어본 사람처럼 말을 하는군요.”


그는 그녀에게 어깨를 한 번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패티슨 씨는 다량의 총을 보유하고 있어요. 대부분 자동 권총이고 베레타 M92FS와 대제트 이글과 리볼버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리볼버도 콜트 시리즈를 다 가지고 있죠. 어째서 패티슨 씨가 그렇게 많은 총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단지 여기는 미국이라는 곳이죠. 하지만 총기 허가가 꽤 까다로운데 허가를 잘 받은 것도 의문투성이예요. 우리가 패티슨 씨에게 빌릴 권총은 리볼버 R77이라는 현대식 리볼버예요. 휴대하기가 편리하고 소리도 작죠.”


맙소사.


“아마도 쓸 일은 없겠죠. 안톤 체호프의 말대로 1장에서 권총이 등장하면 3장에선 반드시 발사되어야 한다고 나오지만 우리는 체호프가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할 거예요.”


그녀는 이미 가죽점퍼를 입었고 부츠를 신고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와일드 캐치에 나오는 셀리나를 연상시켰다. 무엇보다 그녀의 다리가 길고 매끈했고 스타킹 위로 신은 부츠는 더없이 잘 어울렸다. 그와 작은 그림자도 그녀를 따라 방을 나설 준비를 했다. 아직 열 시도되지 않았는데 시애틀의 밤은 내리는 눈 덕분에 더욱 고요했고 그녀는 공복감에 표정이 어두웠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 역시 점퍼의 지퍼를 목 밑까지 바짝 채웠다. 작은 그림자는 어느새 그의 어깨 위에 올라앉았다. 그녀는 패티슨 씨 집 앞에서 노크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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