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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r 21.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37

2장 1일째


37.

 하지만 모종의 뒷거래나 암흑 속에서 불법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마동은 오너가 직원들 몰래 뒷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뒷거래가 거대한 기업의 총수나 검찰의 윗선과의 보이지 않는 거래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짐작하고 있었다. 오너는 필요 이상으로 엉뚱한 사람이었고 법률이나 공공기관의 법망을 피해 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처세에 능한 사람이었다. 법률에 신경 쓰지 않거나 법이 반드시 필요한 곳의 법칙을 알고 있어서 뒷거래 내용을 확인 후 본인이 직접 뛰어들어서 해결해줘야 한다면 분명히 하는 사람이었다. 오너는 그만큼 무모하고 친절하지 않았다. 돈도 남 못지않게 좋아했다. 자본을 그러모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떻든 사람은 저마다 하나이상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실현 가능케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마동이 입사할 때만 해도 회사의 오너와 현재의 총괄팀장 그리고 지금은 그만둔 한 사람이 더 있었을 뿐이었다. 작은 창업회사로 시작을 했다. 마동이 일한 지 벌써 7년이 되어 가고 있었다. 8년 동안 회사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시스템 베이스를 구축했고 따로 허브를 돌리는 거대한 허브 룸을 만들어, 허브만의 전담부서를 꾸려야 했다. 회원들은 매년 만 명 이상씩 늘어났고 회사원들 역시 수가 급증했다. 3년 전부터는 코스닥에 상장이 되어 꾸준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회사는 사람들의 꿈을 되팔아주었다. 망가진 꿈은 다시 손질하였고 잃어버린 꿈을 찾아 주기도 했다. 마동이 속한 집단은 사람들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내서 다듬질하여 되파는 일을 어이없게도 잘했다. 먼저 꿈을 세일링 하고 싶은 사람은 면담을 거친다. 면담을 통해 회원이 되기도 하고, 비회원으로 작업을 맡기기도 했지만 회원이 되면 꾸준한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관리를 받기 때문에 대부분 회원을 거쳐 리모델링의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그렇게 면담을 거쳐 고객으로 등록이 되면 더 이상 회사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었다. 클라이언트는 인터넷 서버로 자신의 꿈을 세일링 하는 프로그램을 받아보고, 고객의 입장을 이메일이나 홀로그램을 통해서 회사에서는 알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고객의 꿈을 확인한 다음, 디자이너들이 보완하고 다듬어서 인터넷으로 다시 되팔게 되는데 꿈을 구입하는 사람에게서 입금된 금액의 30%를 회사가 가져가게 되고 나머지는 원래 팔려는 꿈의 주인에게로 건네주는 것이다. 이후 고객이 직접 사무실에 온다거나 야외 또는 노출이 있는 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인터넷 서버에 접속을 하면 던전이라는 다소 게임스러운 부분의 포탈을 열고 들어간다. 그곳으로 가면 회사에서 면담을 하는 사람들의 캐릭터를 만나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꿈의 리모델링 작업에 대한 부분도 홀로그램을 통한 화상회의나 이메일을 통해서 진행상황을 전달받았다. 그렇지만 프레젠테이션의 방식을 원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그들은 꽤 엄격하고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이거나 나이가 많아서 홀로그램 방식에 썩 의존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은 부분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는 고객들에게는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작업의 방향과 작업 내역을 보고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꿈을 채취하는 작업이다. 아주 까다롭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고객을 만나서 고객의 꿈에 대한 여러 가지 부분을 대화를 통해 1차적으로 검증한 다음 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그 꿈을 적당한 가격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만남이 주선되어있지만 팔려고 하는 고객이나 사려고 하는 고객들 역시 이 꿈을 왜 팔려고 하는지, 구입하여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사고팔려는 사람이 서로 알고 싶어 했다. 이런 부분은 서로 간의 의견 충돌을 불러일으켰고 자신만의 꿈에 대한 고충이 있어서 대면이 껄끄러운 면이 많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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