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
남자는 고양이 사료를 발로 걷어차고 여자와 싸우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파고들어 두 사람을 말렸다. 그대로 두면 정말 남자가 아주머니를 때릴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남자가 아주머니를 한 번 밀쳤는데 그때 약간 다리를 삐끗했던 모양이었다. 아주머니는 일어났지만 다리를 좀 절었다. 들고 왔던, 사료를 담았던 그릇을 들고 걷는 것이 힘들어 보여서 내가 짐을 들어주었다.
아주머니의 집은 강변 둑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래도 걸어가면 30분 정도 걸렸다. 대문이 있고 마당이 있는 주택이었다. 집은 컸는데 아주머니 혼자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꽤 잘 사는 것 같았다. 밥 먹고 사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나에게 들어오라고 했다.
마당에는 고양이들이 들어와서 사료를 먹어라고 사료그릇이 여기저기 보였다.
동네의 아이들이(고양이들) 사람들한테 피해 주지 않고 밥을 먹이려면 이런 집이 필요한 거야.
현관문을 여니 곰탕 같은 냄새가 났다. 곰탕보다는 좀 더 비릿한 냄새였다.
내가 원래 다리가 안 좋아서 염소를 우려먹고 있어. 총각은 염소 먹어봤어?
아주머니는 그렇게 말을 하며 나에게 들어오라고 했다. 음료라도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했다. 집 안은 꽤 넓고 컸다. 집의 규모에 비해 가구가 많지 않은 것은 다른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주방으로 가서 물통을 들고 거실로 왔다. 컵 두 개에 물통에 있는 음료를 붓고 한 잔을 나에게 건넸다. 아주머니는 보란 듯이 컵에 담긴 음료를 꿀꺽꿀꺽 마셨다. 그리고는 나에게도 시원하게 마시라고 손바닥을 천장으로 들어 보였다. 마시려고 하니 음료는 약간 혼탁한 색에 이물질도 떠 있었다.
염소 달인 물이야. 이상하게 보여도 한 번 마셔봐.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맛있어. 그리고 몸이 개운해.
나는 할 수 없이 조금 마셨다. 이상할 줄 알았는데 맛이 꽤 좋았다. 곰탕을 시원하게 해서 마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짭조름하고 시원한, 맛있는 곰탕처럼 느껴졌다. 나는 나머지를 꿀꺽 다 마셨다. 아주머니는 나를 보며 눈웃음 지으며 그렇지?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마시고 간다며 집을 나왔다.
기분 탓일까. 고작 그거 한 컵 마셨다고 이상하게도 피로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묘하게도 혀끝에 염소 우린 음료의 맛이 계속 맴돌았다. 간간하면서 깊은 곰탕 비슷한 맛인데 단 맛도 있었다. 아무튼 설명하려면 모호해지는 그런 맛이었다.
다음 날에는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 날에도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들 입장에서는 매일 사료를 챙겨주던 캣맘이 오지 않아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심란해할지도 모른다. 아주머니는 며칠 나오지 않아서 고양이들은 굶었을 것이다. 비슷한 시간에 그 자리에 가면 공백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주머니 집으로 한 번 가보았다. 초인종을 누르니 아주머니가 나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