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조깅을 하다 보면 강변에 심심찮게 길고양이들이 보인다. 예전에 비해서는 수가 꽤 줄었지만 그래도 간격을 두고 자주 나타난다. 길고양이들은 주택지에 사는 길고양이들에 비해 살이 찌지는 않았다. 적당한 근육도 있고 날렵하게 보였다.
조깅을 40분 정도하고 나면 둑이 나오는데 갈변에서 길고양이들의 사료를 챙겨 주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매일 조깅을 하다 보니 매일 둑에서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 주는 아주머니를 본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매일 사료를 챙겨준다는 것이고, 아주머니가 오면 어딘가에 숨어 있던 고양이 몇 마리가 나와서 먹기 때문에 가방에 사료와 물과 그릇을 들고 나온다.
운동도 할 겸 나와서 애들 밥을 챙겨주는 거야.
아주머니는 대략 육십 대 중반 정도로 보였다.
매일 하는 거야. 사람도 매일 먹어야 하잖아.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야.
아주머니는 마른 편이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미소가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면서 아주머니는 계속 말을 걸었다.
아웅, 맛있어? 우리 옹이들, 어여 먹어, 많이 먹어. 맛있게 먹어.
마치 자신의 아이들에게 하듯이 말을 했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며 삼만 원을 아주머니에게 쥐어 주었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죽고 난 뒤 적적한 마음을 달랠 길 없었던 한 여성이 아주머니가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죽은 고양이가 생각이 난다며 고맙다고 말하며 사료구입 할 때 보태서 사 먹이라고 삼만 원을 준 것이다.
어머, 오늘은 그 녀석이 안 보이네요. 며칠 때 도통 보이지 않네요.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사료도 얼마 전부터는 잘 먹지 못하고 토하는 거 같았어요. 내가 한 번 병원에 데리고 간다는 게.,,, 아마도 하늘나라에 갔지 싶어요.
두 아주머니의 대화에서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주머니는 고양이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묘처럼 이렇게 매일 같은 시간에 나와서 사료를 챙겨 줄 수 있을까.
고양이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다. 개가 인간화가 되어 인간의 삶에 파고든 것에 비해 고양이는 인간에게 여지를 두고 어느 정도에서 거리를 좁히지 않는다. 일반인들에게 고양이는 암수구별이 어렵고 동화책에서 들은 것처럼 야옹야옹 귀엽게만 울지 않는다.
조깅을 하던 어느 날 고양이들의 사료를 챙겨주는 아주머니와 덩치가 있는 한 아저씨와 싸우고 있었다. 남자는 60대로 불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근래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재미를 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자전거 도로에 튀어나와서 피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다친 일이 있었다.
이게 전부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는 여자 때문이다. 내가 다친 것도 전부 다 여자 때문이다. 이 여자 보이면 죽여 버려야지. 자전거 남자는 늘 그렇게 생각을 했다. 죽여 버릴 거야. 여자도 고양이도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해. 남자는 안 그래도 잔소리만 하는 아내 때문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친 곳은 빨리 낫지 않아서 아침에 일어나면 고통스러웠다. 일을 할 때에는 아픈 곳이 욱신거려 일에 몰두할 수가 없었다. 매일이 힘겨웠다. 길거리에서 고양이가 눈에 보이면 달려가서 돌멩이를 던졌다. 돌멩이를 던지기도 전에 고양이는 잽싸게 도망을 갔다. 죽여버려야지 저놈의 길고양이.
자전거를 탈 때에만 아프지 않았다. 다리도 그때에만 온전하게 움직였다. 페달에 힘을 주어 돌릴 때에만 다리의 근육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기분을 길고양이들 때문에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게 순전히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매일 주는 저 여자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며 신나게 달려야 하지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멍청한 고양이 때문에 마음껏 페달을 밟지도 못하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