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 주는 아주머니 4

소설

by 교관


4.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인간의 품으로 밀접하게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왜 야생으로는 가지 않고 인간사회에서 인간과 간격을 두며 살아가고 있을까. 인간사회에서 인간과 거리를 두면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인간 가까이 있는 생물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으려 한다. 인간은 어릴 때부터 벌레를 죽이는 재미를 알고 있다. 단지 커가면서 학습과 교육을 받아서 이유 없이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아간다.


인간은 애초에 악으로 물들어 있는 종족일지도 모른다. 사료를 먹다가 오지 않는 고양이들이 꿈에 나타났다. 끔찍한 모습이었다. 턱이 얼굴에서 억지로 뜯겨 나간 고양이, 얼굴의 반이 불에 타고 찢긴 고양이, 다리가 다 잘린 소양이, 고양이들은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피냄새를 풍겼다. 꿈에서 냄새가 나다니 이건 진정 악몽이다.


이 모든 게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준 이후부터다. 내일은 아주머니에게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말해야겠다. 나는 다시 누웠지만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코가 간질거려 기침이 나오려고 했다. 어지간하면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오려 하면 코를 막아서 참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때를 놓쳐 재채기를 하고 말았다. 재채기를 하는 순간 코를 통해 나의 내부가 확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눈동자까지 밖으로 딸려 나가는 것처럼 압력이 가해졌다. 순간이지만 몹시 더러운 기분이었다. 마치 실제로 죽었다가 곧바로 살아난 기분이었다.


나는 출근을 하지 않고 아침에 곧바로 아주머니의 집으로 갔다. 대문을 두드렸다. 아주머니는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오라고 했다.


아, 아니요, 그저 이 말을 전하려고 왔습니다, 아주머니 다리도 이제 괜찮아지신 것 같고 해서 저는 오늘부터 고양이들 사료 주는 걸 그만하려구요.


아주머니는 그저 알겠다는 표정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나는 지금 출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주머니가 음료를 보여주었다. 나는 사양하려다가 집 안으로 들어가 음료를 마셨다. 날이 갈수록 더 깊은 맛, 풍미를 더했다. 나는 점점 음료의 맛에 매료되었다. 그럴수록 감각에 대해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생겼다. 나의 영혼이 기침을 할 때마다 딸려 나갔다가 들어왔지만 나간 만큼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럴 때마다 음료가 더욱더 당겼다. 아주머니는 이 음료를 마시고 다리가 거의 젊은 사람처럼 튼튼해졌다며 아주머니는 나에게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며 다리가 튼튼해졌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제가 고양이들의 사료를 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짧은 기간에도 사료를 먹으러 왔던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아요, 어딘가에서 죽은 거 같아요. 고양이들은 이렇게 자주 죽나요?


사람도 매일 죽잖아. 생명이 있는 존재들은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나잖아. 그게 이치 아니겠어?라고 아주머니가 말하는데, 순간 아주머니의 상이 겹쳐 보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머리가 좀 어지러운데 좀 앉았다가 출근할게요.


나의 말에 아주머니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 나를 앉게 했다. 소파는 쓸데없이 푹신했다. 소파에 앉는 순간 낯익은 냄새가 났다. 이 익숙한 냄새는 무슨 냄새일까. 물에서 맡아본 냄새였을까. 여기서 말하는 물이란 양수라고 생각했다. 나는 양수의 냄새를 알고 있다는 말일까. 내가 몸을 말고 있던 양수는 나만 맡을 수 있는 냄새였다. 그러나 나는 잊고 있었다. 느닷없이 양수의 냄새가 나는 건 내가 어떻게 되고 있다는 말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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