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5.
꿈을 꾸었다. 악몽이었다. 방이 불에 타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움직이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배를 보니 배가 불러왔다. 임신을 한 것이다. 내가 임신을 하다니. 나는 나무 놀라서 심장이 뛰었다.
그럴 때마다 배가 꿀렁꿀렁거리며 뱃속에 있는 아기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방은 점점 불타올라서 침대에 까지 불이 붙으려고 했다. 몸도 뜨겁다고 느꼈다. 꿈이지만 너무 더러운 꿈이다. 불이 나서 뜨겁다고 느끼고 임신을 했다. 그때 뱃가죽이 갈라지고 그 안에서 아기의 머리가 위어 나왔다. 아기의 얼굴이 고양이었다.
눈을 뜨니 나는 아주머니의 집 거실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아주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 갔을까. 염소를 끓여 내는 냄새가 진하게 났다. 탁자 위에 음료가 있었다. 일어나면 마시라고 쪽지에 적어놓고 아주머니는 나갔다. 아주머니는 고양이들의 사료를 주러 나간 것일까. 내가 달리는 시간에 나오니까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곳에 사료를 주러 갔을지도 모른다.
회사는 무단결근이다. 하지만 폰으로 나를 찾는 전화나 메시지는 없었다. 걱정이 되어야 했지만 어쩐 일인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각이 들었다. 음료를 마셨다. 몸에 있는 피로가 싸악 풀려가면서 그 자리에 또 다른 피로가 밀려들었다.
밀려 들어온 피로는 색달랐다. 이 알 수 없는 기분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운 곳에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닿지 않는 그리움 같았다. 기침이 나왔다. 위장이 입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눈물이 흘렀다.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은 관계로 이어져 있는 존재지만 나는 관계가 어느 지점에서 이어지지 않고 끊어졌다. 관계는 내가 끊은 것일까. 누군가 나의 관계가 이어지는 것을 샘을 내고 있는 것일까.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면서, 내가 주는 사료를 먹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엄마는 늘 집에 없었다. 어린 나는 혼자서 집에서 놀아야 했다. 엄마는 돈을 벌어야 했다. 나의 친구는 손에 들린 직은 로봇 장난감뿐이었다. 장난감은 내가 질문을 해도 대답을 하지도 않고 스스로 움직이지도 않아서 나는 금방 질려 버렸다.
일요일에는 엄마가 같이 놀아 준다고 했지만 또 약속을 어기고 일을 하러 갔다. 엄마는 내내 거짓말만 했다. 아빠가 온다고 했지만 아빠는 오늘도 안 왔고 놀아 주지도 않았다. 그날도 티브이를 보며 심심하게 있었다. 일요일이지만 티브이에는 재미있는 것도 하지 않았다. 배가 고팠다. 엄마는 오늘도 점심까지만 일을 하고 온다며 같이 맛있는 점심을 먹자고 했다. 그러나 엄마를 기다리고만 있기에 배가 고팠다. 엄마는 거짓말쟁이다. 일찍 들어온다고 했지만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한두 번이 아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