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 주는 아주머니 6

소설

by 교관


6.


냉장고를 열었다. 엄마가 부쳐 놓은 파전이 있었다. 그걸 먹었다. 하지만 파전을 며칠 지난 거라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배가 너무 아파서 나는 엄마를 큰소리로 불렀다. 하지만 엄마는 오지 않았다. 뱃속이 막 꼬이는 것 같았다. 배가 너무 아파서 나는 몸을 말고 끙끙 앓았다.


아아악 엄마. 배가 너무 아파서 나는 정신을 잃어갔다. 식은땀을 흘렸다. 정신을 거의 잃어갈 즈음에 혀의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그 뒤로 그 고양이와 친해졌다.


엄마가 없어도 이젠 심심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나를 찾아와서 나와 놀아 주었다. 나는 더 이상 엄마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움직이지도 않는 로봇 장난감도 필요 없었다. 고양이는 나를 찾아와서 나와 함께 밥을 먹었다. 고양이가 무엇을 먹는지 몰라서 내가 먹던 것들을 조금씩 나눠주었다. 고양이도 힘들어 보였다. 내가 먹는 맛없는 음식도 고양이는 맛있게 먹었다.


우리는 점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고양이는 나에게 안기기도 했고 뭔가를 말하는 것처럼 야옹야옹거렸다. 우리는 진심을 나눠가졌다.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은데 엄마가 오면 고양이는 돌아가야 했다. 엄마는 고양이를 싫어했다. 길고양이는 병균을 옮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안 된다. 엄마는 같이 있어주지도 않으면서 고양이하고 같이 있게 해주지도 않았다.


엄마는 고양이가 한 번만 더 집에 오면 쥐약을 먹인다고 했다. 나는 엄마가 싫었다. 엉엉 울면서 하루를 보냈다. 고양이는 엄마가 오지 못하게 하고부터는 나를 보러 오지 않았다. 나는 고양이가 보고 싶었다. 이름도 지어 줬다.


밖에서 놀고 있던 어느 날 고양이가 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다. 고양이가 친구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갸릉갸릉 거리며 더 즐거워했다. 고양이는 나하고 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기분이 안 좋았다. 모두가 내 곁에서 멀리 달아나려고 했다. 나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 나는 고양이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원히 나의 옆에서 조용하게 있어 주기를 바랐다.


하루는 고양이를 엄마 몰래 불렀다. 엄마는 일하러 나가서 알지 못한다. 고양이는 내가 부르니 처음에 망설였다. 그러지 마 고양아. 너 나는 좋아했잖아. 나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내밀었다. 고양이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고양이는 냄새를 맡더니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고양이를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서 지켜봤다. 이젠 내가 지켜봐 줄게 고양아. 고양이는 몇 번 먹이를 먹고는 컥컥거리더니 숨이 막히는 듯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몸을 웅크리고 부르르 떨었다. 나는 가만히 지켜봤다. 고양이는 캭 하며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더니 옆으로 푹 꼬꾸라졌다. 그리고 몇 번 숨을 힘겹게 내뱉는가 싶더나 숨을 멈추었다. 나는 고양이를 안고 방에 눕혔다. 이젠 고양이와 있을 수 있다. 나는 고양이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날 저녁 엄마는 화를 내며 고양이를 밖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는 울었다. 펑펑 울었다. 그런 나를 엄마는 마구 때렸다. 나는 그저 고양이와 함께 있고 싶을 뿐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죽은 고양이를 집에 눕혀 어떤 병균을 퍼트리게 하려고 그러냐며 등을 마구 때렸다.


나는 아파서 엉엉 우는 게 아니라 나에게서 고양이를 떨어트려 놓는 엄마가 미워서 울었다. 나는 처음으로 사람이 너무 미워도 눈물이 난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엄마에게 맞고 구석에 앉아서 말라버린 눈물 자국이 있는 얼굴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다음 날 아침에도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야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밖이 시끄럽고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경찰들이 집으로 오고 나는 어른들에 의해 밖으로 안겨 나오게 되었다.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줬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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