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해

시라고 불리고 싶은 글귀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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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해


비가 내리기에 온몸으로 비를 맞았다

참 신기하지

몸으로 비를 맞는다는 게 조마조마하게 아름다운 일이다

비가 흘러 엉덩이를 적시고 고추를 적시고 발가락을 적신다

목욕하지 않으면 절대 젖을 일 없는 몸의 비밀스러운 곳에 비가 닿는다

몸은 차가운데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눈으로 나왔다

두 팔을 크게 벌려 활짝 소란한 비를 받고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망했다 라는 걱정과 너는 엉망진창이야 라고 나에게 말하며 미소 짓다

맞서 부딪혀야만 하는 건 아니다

가끔 달아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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