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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달의 세계에서

by 교관

기억이 물이 되려면

얼마나 흘러야 하는 걸까


추억은 시들었다 싶으면

처음처럼 다시 꽃을 피워

기억의 자양분을 만들고


기억이 물이 되고 먼지가 되려면

얼마나 눈을 감아야 하는 걸까


눈을 감으면 다시 하얗게 시작된 세계



사랑과 상처의 들숨과 날숨의 사이에

나를 끼워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몸통을 조여 오고


하얗게 시작된 세계에서 만나는 수많은 너는

나의 기억을 만지고


너의 손길이 닿은 내 기억은

우리의 시간이 되고


우리의 시간은 단단한 연무가 되어

마음을 딱딱하게 채우고


너에 대한 에움의 길은

기억을 물로 만드는 일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https://youtu.be/ifDpV0Tr4bY?si=qSZcUOYw3x9PFHtf

성시경 SUNG SI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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