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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겨울은 너무 써

너무너무

by 교관


겨울은 내게 너무 써


겨울의 하루가 지나간다. 12월의 첫 주말이 지나간다. 시간은 어 하는 사이 벌써 저 뒤로 가버리고 만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얼마나 많겠냐만은 대부분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나는 너무 무력하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인데 그것마저 추위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추위는 더위와 달리 끝에서 찾아온다. 더위는 몸이 한 번에 더운 것에 반해 추위는 손가락 끝, 발가락 끝부터 파고 들어온다. 추위는 점진적으로 조금씩 지치지 않고 확장하고 강해진다. 더위는 몸을 더 움직여 땀을 쏟은 다음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시원하지만 추위는 그렇지 않았다. 추위는 확실하게 영역을 넓혀 가고 한 번에 물러가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도 그때뿐이거나 땀을 흘린다고 해서 추위가 멈추지는 않는다. 추위가 발가락 끝에 도달했을 땐 이미 추위가 확장의 강한 기운을 장착한 후다. 추위는 나에겐 너무 쓰다. 겨울은 왜 이토록 쓸까. 겨울은 영리해서 해가 비치면 도망을 다닌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해가 들어오지 않는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발가락에 들러붙는다. 겨울은 그 쓴 맛을 끝에서부터 서서히 맛보게 한다. 너무 쓰다. 몸을 돌려 전기난로에 발을 갖다 대고 있지만 쉽게 겨울이 물러가지 않는다. 겨울은 너무 써서 너무 싫지만 너무 싫어한다고 해서 피할 수 없다. 그게 너무 쓰다.



산울림 - '내게 사랑은 너무 써' https://youtu.be/gjvvbuUZ0cw?si=2twechGA83ZqPu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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