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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뱀파이어다 6

단편 소설

by 교관


6.


학생들은 엄청난 양의 담배를 피워댄다. 옆으로 지나치면 담배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재떨이 냄새가 났다. 젊은것들의 피에는 알코올성분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하루 술을 마시면 3, 4일 정도 있다가 마시면 될 것을, 죽는다, 죽는다 하면서도 다음 날 밤이 되면 술집에 앉아서 술을 입안으로 털어 넣고 있었다. 아니 들이붓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피를 마시고 난 후에는 야간 비행도 어려울뿐더러 변이도 내 멋대로 되지 않았다. 젊은것들 뿐 아니라 여성이든 남성이든 혈액에 나트륨성분은 왜 그렇게 많이 들어있는지 피를 마시면 삼다수 생수 2리터짜리 두 병은 마셔야 했다.


그들을 사냥하고 소변을 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노란색의 방뇨를 했다. 대체적으로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마실 수 있는 피를 가진 사람들이 협소해졌다는 것이다.


인간들은 점점 내성이 강해져 간다. 게다가 각종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연된 사람들 역시 너무 많다는 것이다. 패스트가 만연했던 시절이 그립다. 암에 걸리는 인간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그래서 젊은 층을 위주로 공략을 하고 있지만 젊은 인간들은 정신질환에 시달리거나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독감에 걸리는 사람돌도 너무 많았다. 독감은 감기와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서 뱀파이어에게는 치명적이다. 난 그래서 간호사를 꼬드겨서 독감예방 접종까지 했다. 주삿바늘은 정말 싫다. 언젠가부터 나를 보는 인간들의 눈은 더 이상의 두려움도 무서움도 가지지 않고 호기심 충만한 눈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니까 물려도 좋다는 것이다.


죽여달라고 나를 쫓아오는 이들이 생겼단 말이다. 나 비록 뱀파이어지만 티브이 속의 뱀파이어들이 사람들을 전부 버려 놨다. 뱀파이어는 그렇게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의 피를 빨아대지 못하는데 잘 모른다. 과식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그 어떤 존재에게도 좋지 않다.


요즘은 사냥을 하고 관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면 냥이들이 구해다 준 카모마일을 끓여서 한잔씩 마시고 잔다. 그것을 한잔씩 마셔야 뭔가 깔끔해지는 느낌이거든. 그저 느낌뿐이겠지만 더러운 피를 마신 후 찝찝한 느낌으로 그냥 생활하기에는 이곳의 요즘 생활이 너무 벅차기만 하다.


냥이들?


길 고양이들인데, 솔직히 말하기 너무 창피하지만 나의 친구들은 오직 길고양이들 뿐이다. 지금은 11마리와 같이 생활하고 있다. 원래 고양이는 뱀파이어와 앙숙이다. 뱀파이어의 피를 보면 고양이들이 떼로 달려들어서 곤란해지는 경우가 오래전엔 많았다.


처음에 미친놈으로 보이는 정신분열자 같은 놈이 아드리안의 머리에 못을 박고서는 아드리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보고 데리고 와서 못을 빼고 치료를 해 주었다. 나도 고양이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러니까 쉑쉑 거리며 털을 곧추세우는 모습은 으, 생각만으로도 싫지만 아드리안은 그 당시 가망이 없어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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