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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28. 2020

발칙한 사진, 테리 리차드슨

사진 이야기

‘발칙하다'를 사전으로 찾아보면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이다. 이런 발칙함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사진가 ‘테리 리차드슨’에 대해서 알아보자.



테리를 한 마디로 업계에서는 ‘악동’이라 부른다. 테리는 미국 광고계의 거물 사진작가다. 테리의 스타일과 사진은 전문 사진작가들 뿐만 아니라 나 같은 아마추어 그리고 일반인들도 아주 좋아한다.



테리는 우리가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셀럽들의 사진을 무참하고 ‘발칙하게’ 담아서 잡지를 통해 인터넷 공간을 통해 뿌린다. 테리도 악동이지만 테리의 모델이 되어 주는 셀렙들 역시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사진 한 장 속에는 ‘발칙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앞뒤로 어떠한 스토리가 떠오르며 단편 소설 한 권을 써 낼만큼 이야기가 풍부하다. 테리 같은 사진작가는 한국에서는 활동이 불가할 것이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배달부를 했을 것이다, 라는 말처럼 테리의 사진에 태클을 많이 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테리는 한국의 셀럽들과도 많은 작업을 했다. 빅뱅이나 김혜수 등, 역시 얌전하지 않고 발칙하게 담아냈다. 그의 사진은 스튜디오 전문성을 띤 사진보다 자유한 스트리트 사진의 분위기가 강하다.


테리는 90년대 초반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그는 길거리에서 눈에 띄는 건 뭐든지, 무엇이든지 사진에 담았다. 테리는 그저 허줄구레 한 사진가들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91년 바이브 매거진에서 커미션 한 거리 패션 화보를 찍으며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패션 포토그래프로서 커리어는 패션 역사이기도 하다. 90년대의 슈퍼스타 베컴 부부, 제시카 알바, 케이트 모스,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발칙하게 담았고 현재까지 자레드 레토 등 역시 발칙하게 담아내고 있다.



테리의 발칙함이 더 돋보이는 건 그는 카메라를 고가의 좋은 카메라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체로 똑딱이, 자동카메라, 심지어는 슈퍼에 파는 일회용 카메라로 모델을 담는다.



장비 노우.
세트 노우.
조명 노우.



이렇게 틀을 부정함으로 테리의 사진은 발칙함을 넘어 예술로 승화되었다. 하지만 테리의 노골적인 사진을 두고 외설로 보는 학파도 있다. 하지만 테리의 사진은 이제 스타일을 넘어서 하나의 장르로 바뀌었다. 엔디 워홀처럼 말이다. 시실리의 화보로 유명한 테리의 사진은 인간의 본능이나 욕구를 광고사진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이다.



묘하지만 테리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발가벗은 모델을 보면 야하다는 느낌보다 이건 광고야!라는 게 확실하게 보인다. 에로티시즘보다 섹슈얼리즘적인 테리의 광고사진은 이렇게 세계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다.



테리가 어린 시절 아버지(역시 사진작가, 밥 리처드슨)는 17살 모델과 바람이 나서 엄마를 버리고 엄마는 엄마대로 유명인과 바람을 피워대는 바람에 엉망이었다. 거기에 테리가 9살에 엄마는 교통사고로 뇌성마비인 채로 살아가게 된다. 테리는 당시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그건 충격이었어. 한순간, 난 제트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녔고 내 방엔 컬러티브이가 있었는데 다음 순간 엄마와 나는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야 했어. 엄마는 기저귀를 차고 있고, 간단한 대화 소통조차 불가능했지. 무척 힘든 시기였어. 난 점점 마약에 의지해 기분을 바꿔보려 했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난 그저 슬프고 화가 난 아이였어.



이런 시기를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악동 사진작가가 되었다. 그는 현재 이렇게 말한다.



아무렇지 않다고, 시력이 좋지 않아 똑딱이 자동카메라 밖에 쓰지 못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전 세계 사람들의 내 성기를 봐도 아무렇지 않다고, 나를 미쳤다고 욕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테리 리처드슨처럼 발칙한 사진을 담고 싶으세요?
그럼 당장 뛰어나가 똑딱이를 들고 주위를 담아 보세요.



                        

발칙한 세계

발칙해 지자

발칙해 지면

얼마나 멋진

단어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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