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
331.
-그래 그들이 하나둘씩 나오려 하고 이다 정부 쪽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다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우리의 존재도 알고 있기에 어제 나에게도 찾아왔지만 뇌수독룡이 그들의 세계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포착해(했)다고 한다 그들과 정부 쪽은 이미 오래전에 타협의 끈으로 결계가 강하게 쳐 있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결계의 틈이 벌어지고 그 틈으로 어두운 존재가 이쪽으로 건너오려 하고 이다 불과 몇 시간 전 빌딩이 밀집한 지역에서 한 빌딩의 상층부가 부식되어 흘러내린 사고가 이써든(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다-
비가 직선방향에서 사선방향으로 바뀌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차게 퍼붓기 시작했다. 비가 거세게 떨어지기 시작했음에도 장군이는 그 비를 미동 없이 맞고 있었다. 장군이도 다가오는 존재에 대해서 불안하고 불쾌한 모양이었다. 비를 맞으니 큰 그레이드데인 장군이의 몸은 반질반질한 유물처럼 보였다. 바다에 떨어진 빗방울은 너울거리는 어두운 바다의 표면에 큰 물방울을 수처난 개 만들어 내며 바닷속으로 흡수됐다. 비 때문에 여름밤이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밤이었다.
비와 해무가 동시에 존재하는 밤이다.
-해무는 곧 어두운 자줏빛을 뛸 것이다 어두운 자줏빛이 강해지면 거대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서운 것이 바로 앞에 닥쳐왔다는 뜻이다 정부 쪽도 그것이 아직 무엇인지 자세하게 간파하지 못하다 인간들은 잘 모르지만 너희들의 정부라고 불리는 곳은 오래전부터 모든 곳을 간파하고 이다 정부는 이름만 다르게 불렸지만 아주 무서운 곳이다 정부가 못 할 일은 업다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정부 역시나 진화되어 왔다 예전처럼 정보를 캐거나 사람을 잡아들이는 짓을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들은 좀 더 생물학적이고 메커니즘 적이다 아주 새로워져다 꽤 복잡하고 정교하고 아주 거대해지고 결론적으로 무서워져다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정부는 전부 볼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하며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정부는 할 수이다 (잠시 침묵) 어두운 자줏빛이 강해져서 그것이 온다면 그렇게 대단한 정부 쪽도 속수무책이다 아마도 지금 정부 쪽에서는 연일 비상대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 동안 일어난 사건들에 정부는 꽤 난처한 모습도 역력하다 방송국에서는 사건을 캐내려 하다 정부는 이곳의 물도 막아야 하고 저곳의 물도 막아야 하다 하지만 이미 터지기 시작했고 땜 방식의 돌려 막기는 이제 소용이 없어져다 소용이 없어-
해무저편의 거대한 암흑의 그것은 독자적인 무서움을 지니고 점점 부풀어져서 이쪽 세계로 넘어와 서서히 잠식할 것이다. 일단 독립된 공포가 확장되면 거대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것을 깨트리거나 변화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것이 장군이의 설명이었다.
장군이는 암흑의 그것이 다가오면 바다 근처에서 머리가 없는 존재들이 해변에 하나둘씩 나타나서 바다를 응시하며 그것의 마중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장군이는 마동을 처음 만나고 마동에게서, 마동의 마음 깊은 곳에서 어둠의 도트를 감지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장군이도 그 어둠의 도트가 무엇인지, 어떤 형상을 띠고 어떤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경로를 종잡을 수 없는 매개를 통해 어둠의 도트가 마동에게 들어갔는지 아니면 마동이 원래 지니고 있는 어둠의 도트를 다가오는 저 무엇인가가 불러내려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마동 속의 도트는 인간들과 타협을 거부한 뇌수독룡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고 장군이는 다섯 번째 침묵을 만든 후 어렵게 말을 했다. 그런 기운이 가득한 어둠의 도트가 마동에게 가득하다고 했다.
인간은 두 가지 이상의 마음이 존재한다. 이 두 가지의 마음은 갈라져 서로가 원하는 형태로 변하여 한 인간을 형태에 맞게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기를 반복한다. 인지부조화가 심해지면 이 두 갈래의 마음이 서로의 힘겨루기를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의 또 다른 인격체가 형성된다. 모든 인간들은 어둠의 도트를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하나씩은 어둠의 도트를 지니고 있다고 마동은 생각한다. 인간은 그 어둠의 도트를 통해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살인마들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어둠의 도트에게 뇌를 잠식당하고 의식을 빼앗기고 나면 그렇게 된다.
얼마 전에 유명한 가수가 자살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뉴스에 보도가 되었다. 바른생활의 가수였고 사람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은 가수였다. 언제나 바른 말투와 몸가짐을 지녔고 노래내용도 밝은 가사의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그 가수가 힘들어하면 대중도 힘들어했고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면 사람들은 모두 따라 불렀다. 봉사활동을 많이 했고 정의로운 일에는 적극 나서서 정의가 있는 연예인의 표본이 되었다. 좌익이니 우익이니 따지지 않았고 전부를 보려고 했다.
그런 가수가 자살했다고 보도가 되었고 사람들은 놀람과 동시에 몹시 슬퍼했다. 그의 죽음은 기이한 형태를 띠었다. 자살이라고 초기수사에서 발표가 되었지만 며칠 만에 그는 살인이 아닌 살인이라고 보도가 났다. 가수 마음속에 존재해 있던 또 다른 자아가 거울에 비친 원래의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자신을 속이고 대중 앞에서 거짓의 진실을 드러내는 모습이 경멸스러워 무참히 짓밟고 싶었다. 가수의 또 다른 자아는 끊임없이 원래의 자아를 죽이려고 살인의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원래의 자아를 죽임으로써 또 다른 자신도 같이 죽어 버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