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예전에 사진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담고 싶었던 사진은 연습, 또 연습 끝없는 연습의 장면이었다. 학원의 아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나를 의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아이들과 좀 친해져야 한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아이들은 카메라를 의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연습을 하다가 쉬는 시간에 자주 가서 아이들과 얼굴을 익혀야 했다. 피자도 몇 판 사주고 음료도 사주고. 그렇게 조금 친해지게 되는 기간이 한 달 정도가 된다.
그렇게 좀 친해진 다음에는 몇 컷씩 카메라에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이럴 때 담는 사진은 일반적으로 브이를 하는 사진이나 함께 모여서 까르르 하는 사진을 담는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면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열정을 담아본다. 나는 그림자가 되어 벽면에 몸을 숨기고 아이들이 고통의 숨을 내쉬며 연습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떨어지는 나뭇잎만 봐도 깔깔깔 거리는 아이들의 내면은 불안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뒤섞여 복잡하다. 답답하고 불안정한 마음을 마음껏 드러낼 수도 없다. 술을 마음껏 마실 수도 없고 담배를 실컷 피울 수도 없다. 이게 맞는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우면서 안타깝기도 하다.
아이들이 연습을 하는 모습을 그림자가 되어 담을 때는 구도라든가 초점이라든가 심도 같은 것은 무시하자. 오로지 아이들에게 집중을 한다. 그렇게 수백 장 담은 아이들의 사진 중에서 몇 장만 올려본다.
연습
연습
연습
그리고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