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라카미 하루키 씨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그 속에 문구를 내 나름대로 삽입했다]
부엉이가 되어서 누군가를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니 부엉이로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부엉부엉 - 부엉이 하루키
나는 부엉이 하루키다 어흥냐옹
사람들아 이래라저래라 하면 설사한다 부엉부엉월월
세상에 완벽한 부엉이란 없다.
모자란 부엉이와 모자란 여자가 만들어가는 완벽한 부엉이 사랑뿐 - 부엉이 하루키
부엉이 하루키 명언 모음
오블라디 오브라다
하루키의 수필 속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건 이제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중에 한 에피소드를 말해보자.
하루키는 자신의 칼럼을 한 잡지사에 주기적으로 투고를 하고 독자들의 편지를 받고(요즘은 이메일로 할 것이다. 이메일로 질문을 받고 답장을 하는 것도 책으로 나올 거라는 소식이 벌써 몇 해 전에 있었는데. 거기에는 한국 독자들로부터 온 이메일이 있었고 한 한국 독자에게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예전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단편집을 냈을 때는 독자들에게 300여 통의 답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답장을 주는데, 하루키가 미국에서 생활할 때의 이야기다.
하루키는 칼럼에서 미국에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방송이 있다고 한다. 죽음에 관련된 어려운 고민부터 아주 사사로운 문제까지 상담을 잘해주고 그것이 방송을 타는 것인데, 그 상담사들은 작가라든가 유명인이 시간을 내어서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 상담원들이 아주 세세하고 전문적으로 상담을 해준다고 한다. 그중에 이런 상담이 들어왔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어디에 사는 누구인데요. 전 매일 집안일을 알몸으로 하는데 그날은 누군가 창문에서 저를 쳐다보는 거 같았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상담이 들어와서 상담원은 “정말 안 된 사건이지만 구태여 알몸으로 집안일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누군가가 알몸으로 집안에 있다면 분명히 쳐다볼 것이고 폭행의 위험도 감수해야 하니...” 이런 내용으로 상담을 해 주었다.
하루키도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도 상담원이 맞다는 내용의 글을 일본의 잡지사에 칼럼으로 연재를 했다고 한다. 얼마 후 일본의 주부들에게서 아주 많은 조소와 작은 협박? 과 처량한듯함의 편지를 대거받았다.
하루키는 알몸으로 집안일하는 미국의 여성에 대해서 칼럼을 연재하고 룰루랄라 하며 다른 글들을 적고 있었는데 그 칼럼이 연재되고 나서 얼마 후 일본의 주부들에게서 대거 편지를 받게 되었다.
결과론적으로 편지를 보낸 대부분의 일본의 주부들이 자신도 알몸으로 집안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무슨 바보 같은 칼럼을,,, 저는 내내 알몸으로 집안일을 해요”부터 “정말 남자 작가는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몰라 아유 귀여워”라는 조소 비슷한 내용들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신상을 당당하게 소개한 주부도 있었다고 하니 하루키로서는 놀랐다고 한다.
주부들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샤워를 하고 옷을 걸치기가 귀찮아서 청소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경우도 있고, 빨래를 알몸으로 하는 편이 몸이 가벼워서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우리가 목욕을 하면서 손빨래를 하는 경우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름에 옷을 입고 청소를 하고 나면 땀 때문에 옷도 빨아야 하고 샤워도 해야 하니 샤워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좋다.
예순 살의 한 부인은 자신의 몸은 뚱뚱하고 개복 수술자국도 있어서 볼품없지만 그 기분은 어떤 거와 바꿀 수 없다, 일단 시작하게 되면, 라는 경우 등등
아주 많은 일본 주부들도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알몸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는 편지의 내용이었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르다 ' 이 수필집이 98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칼럼은 훨씬 이전에 잡지에 실렸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이메일이 없으니 편지로 많은 소통을 했다. 하루키는 뭐랄까 세상의 재미를 찾아가는 것에 지치지 않는 것 같다. 그 귀찮은 것들을 지극히(하루키의 문장에 자주 나오는) 묵묵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