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가 되고 싶었던 봄이라는 계절

시 이고픈 글귀

by 교관

눈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엄마에게,

엄마 엄마 눈이 녹으면 봄이 된다고 말하던 아이는

몇 번의 봄을 보지도 못했는데,

나의 몸을 도려내서 너를

이어 붙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도 그 생각으로 하루를 버티는 사람,

오늘도 힘들지만 견뎌주세요,

견디고 견디다 보면 돌이 될지도 몰라요.

돌은 겉과 속이 같아서 인간처럼 배신하지 않으니,

그러니 피가 나더라도 이를 악 물고

견디고 버텨주세요.

하늘에 한 번의 금을 그으며 사라진 별을 보니

김중식 시인의 시가 떠올랐는데,

안전한 궤도 속에서 수많은 별 중에

하나로 살아가도 좋으련만

저 별은 궤도를 이탈해 다시는

궤도 속으로 진입을 하지 못할지라도

자유롭게 하늘의 한 번의 금을 긋는다,

안전한 삶을 거부한,

완전하기보다 불완전한 자유를 선택한,

금방 사라질지라도,

짧지만,

저기 저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하찮지만 하찮지 않은,

별이 된 아이는 절대 하찮지 않은,

그래서 오늘도 버티고 버텨 가끔씩 금을 그어

존재를 알리는 아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그래야 한다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와 새우탕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