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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런 날에 노래를 부르지

시 이고만 싶은 글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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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수동기어 차를 몰고 다니는데

오늘은 기어가 마치 뜨거운 칼로

버터를 자르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비가 그치고 밤새 내린 비 비린내가 가득한,

꿉꿉하고도 축축한 유월의 막바지다.

이런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땀을 미칠 듯이 흘리면서 조깅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흩날리는 비가 죽죽 내리는 비보다

더 사람을 찝찝하게 젖게 하는 것처럼,

이런 날 움직이면 더워서 땀이 나는데

흐르는 땀이 아니라 더 짜증이 난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수박을 먹으며,

대야에 물을 받아서 발을 담그고,

큭큭 거리며 소설이나 읽고 싶은,

그런 날, 그런 나.



책을 넘기는 듯한 마음으로 https://youtu.be/_KmCy56WvjY?si=6Friw94VNhPMy5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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