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3일간의 기록
오늘 같은 날 조깅이야말로 살아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해 준다. 예전에는 삶의 활력을 위해 운동을 했지만, 근래에는 삶의 활력을 운동하는데 전부 쏟아부어야 한다ㅋㅋ
심박수를 110에서 115 정도는 내줘야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박수가 120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당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그래서 운동 후에 당분이 당겨서 열심히 먹다 보면 혈당에 문제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8, 9킬로미터 정도 달리다가 마지막 1킬로 코스는 오르막길이다. 다리가 끊어질 것 같고 숨이 턱턱 막히는 게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마음이 열심히 부딪친다.
그렇게 거의 매일 다리에 기분 좋은 통증을 느끼는 게 좋다.
조깅 후에 질질 끌려가다시피 해서 간 카페. 그녀는 커피가 맛있다며 이곳에 꼭 가기를 바랐지만 커피가 다 거기서 거기지 흥. 카페에서 난 뜨거운 커피를 부탁했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아, 신선한 생명을 부여받은 것처럼 맛있는 커피였다. 앞에서 여기 커피는 여기가 본점인데 종알종알. 시끄럽지 않은 수다, 맛있는 커피, 조깅 후 기분 좋은 통증.
조깅을 하다가 먼 하늘을 보니 여객기가 날아가는 모습이 너무 멋져 사진을 찍었다. 이 정도면 여객기 사진 치고는 꽤 멋지지?
커피타임을 즐긴 후 집에 와서 샤워 후 구속 소식을 기다렸다. 자정이 넘어가니 병든 닭처럼 고개가 밑으로 자꾸 떨어졌다. 할 수 없어서 상냥 개비를 눈에 꽂아서는 거짓말이지만 잠을 쫓아가며 소식을 기다렸다.
새벽 한 시가 되니 영혼이 엑토플라즘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빠져나가는 내 영혼을 붙잡아서 다시 정신을 차린 다음 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 죽일 놈의 잠은 이미 몸 여기저기 뇌의 여러 구간을 잠식했다. 아무래도 이대로 잠들면 프레디 크루거가 그 특유의 표정과 포즈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도대체 언제 소식이 올까. 커피에 카페인이 잔뜩 들어있을 텐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점점 수마에 잠식되어 가는 내가 보였다. 그때 앞에서 모모와레를 한 아스카 키라라가 요즘 자신의 소식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여기 오면 안 된다 아스카 키라라. 그녀가 알면 나는 다리가 분질러져 더 이상 조깅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아스카 키라라를 접어서 상자에 넣었다. 꿈이었다. 꿈에 아스카 키라라가 나오다니.
스레드를 보니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구속이 결정되었다. 두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잠깐 잠든 사이에 꿈을 꾸다니. 복권을 오천 원어치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