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수필

살아갈 수밖에 없다

by 교관


오늘 오후에 타지방으로 갔던 후배가 찾아왔다.

후배는 갑자기 찾아온 척수염으로 몸의 반이 감각을 잃고 생활이 엉망이 되었는데,

후배의 어머니까지 암이 심해서 어머니 치료에 신경을 쓰다 후배의 몸은 더 망가졌다.

겉으로 보면 멀쩡하다.

하지만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세상에는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

자신의 병과 고통에 대해서 씩씩하게 말하던 후배는 그럼에도 살아간다고 했다.

우리는 자신과 다르면 너무나 냉정하거나 공격적이 되는 경향이 짙다.

이렇게 멀쩡하게 보이는데 왜 그렇게 밖에 못하냐며 공격을 한다.

어떤 사람에게 관계라는 건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일지도 모른다.

삶은 끊임없이 후배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간신히 잡고 있는 이 낡은 줄을 자칫 놓아버리면 주저앉아서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끔 희망 섞인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나무랄 생각은 없지만 희망고문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살아가다 보면 적응이 된다.

살아갈 수밖에 없다.

후배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응을 하는 일이다.

이만큼 했으니 적응될 법도 한데 적응이라는 건 항상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

그렇지만 살아간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살아가는 것에 적응이 될지도 모른다.

인생의 반은 사람에게 적응하고,

나머지 반은 사회 구조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팔월이 이렇게 지나간다.



윤지영 - a will https://youtu.be/kuaXso8UPEI?si=uKPqo9msq9Lq5jbs

윤지영 / Whys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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