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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l 21.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158

6장 2일째 저녁

158.

 디렉트 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의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너무 궁금해. 마치 영화 속을 걷는 느낌이 들어. 내 삶이 무료하고 허탈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럴까.


 디렉트 메시지: 소피, 그건 아니야. 누구에게나 삶이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건 아마도 우리는 뭐든 한 번 이상 경험을 하는데 딱 한 번 해보는 게 일생이라 그럴 거야. 쳇바퀴처럼 지겹고 아름답지만은 않을 거야. 반복되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사람들이 모를 뿐이야. 매일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많은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그 단순함이 모여서 결국엔 문명을 만들잖아. 하지만 소피는 반복되는 하루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보여.


 디렉트 메시지: 오오. 정말 그렇게 생각해?


 디렉트 메시지: 그럼 당연하지. 소피.


 디렉트 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나 지금 너무 감동을 받았어.


 디렉트 메시지: 삶이란 맛을 모르는 전어회와 같은 거야.


 화면으로 전어회? 왓?라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마동은 웃었다. 전어회에 대해서 마동은 소피에게 간략하게 설명했다. 소피는 전어 초밥에 대해서 한참 생각하는 듯했다. 샌드위치를 두 입 정도 먹을 시간이 흐르고 디렉트 메시지가 들어왔다. 소피는 자신이 초밥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디렉트 메시지: 동양의 멋진 친구. 정말 고마워. 실은 조금 두려웠어. 지금보다 나이가 들면 이제 이 바닥을 떠나야 해. 나이가 들어서 이 바닥을 떠난 선배 배우들을 많이 봤어. 그들은 여기를 떠남과 동시에 타인보다 늙음도 두 배가 되어버려. 50살인데 60살처럼 보이고 60살이 되면 80살 노인처럼 변해서 흉측해져. 몇 번의 가슴수술을 받은 여자는 노인이 되면 여자의 가슴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무엇인가가 있어. 남자는 더 이상 만지려고 하지 않지. 몸은 늙고 피부는 쳐지는데 가슴은 봉긋하고 그대로야. 하지만 살갗은 쭈글쭈글하지. 비참한 모습이야. 피부 재생능력은 일반인들에 비해서 월등히 떨어져서 다치지 않으려 더 노력을 해야 해.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게 두려웠어. 난 정말 삶에서 패배당하는 게 두려워. 난 이제 가슴수술을 받아야 해. 마냥 좋지만은 않아. 그럼에도 하루를 견뎌내고 살아가려면 해야 한다구. 사람들의 행복은 얼추 비슷하지만 불행은 전부 제각각의 크기이니 나도 가슴 저 밑에서 두려움이 올라오는 거야. 하지만 이젠 괜찮아. 이렇게 동양의 멋진 친구의 파이팅을 들으니 기운이 나는데(웃음). 이건 진심이야.


 소피는 진심으로 기운을 했다. 휴대전화 바탕화면 안에 올라오는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텍스트지만 소피의 글에서는 힘이 있고 활기차 보였다.


 디렉트 메시지: 그래, 이후의 버라이어티 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 난 동양의 멋진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 큰 이야기가 아님에도 늘 빠져들었어. 하지만 이번에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이야기군. 빨리 당신과 함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 그렇지만 부탁해. 내 생각은 들여다보지 말아 줘.


 디렉트 메시지: 물론이지.


 소피가 저쪽에서 웃었다.


 디렉트 메시지: 나도 빨리 소피를 만나고 싶어.


 마동은 물을 한잔 마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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