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갈 때 들고 가고 싶은 물품은?

폰이라고?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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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에 1980년대로 돌아가면 어떤 물건을 들고 가고 싶냐는 질문이 왕왕 올라온다. 그러면 댓글에 휴대폰이 압도적으로 많다. 질문하는 의도 역시 어쩌면 그 답이 질문자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사람들 말대로 휴대전화를 80년대로 들고 가면 그 당시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겠지. 하지만 그리 오랫동안 신기하게 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시대에서야 모든 것을 전부 할 수 있지만 80년대로 들어간 휴대폰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외형의,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일 뿐이다. 일단 통신사나 와이파이가 없어서 현재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 걸 전부 즐기지는 못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무용지물이다. 충전기를 들고 간다면 깔아 놓은 게임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받아 놓은 영화가 있다면 볼 수 있다. 들고 다니는 기기로 영화를 본다는 건 80년대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80년대에 나온 영화 '빽 투 더 퓨처' 속에서도 현재 휴대폰을 상상하지 못했다. 상상력의 산물이라 여기는 '공각기동대' 역시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기를 영화 속에서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80년대 사람들은 큰 화면이 있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시대이니 손바닥만 한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것 또한 금방 싫증 날 것이다.


80년대는 극장에 가면 극장만의 분위기가 있었으니까.


본편이 나오기 전 예고편을 보는 재미, 시작 전 대한늬우스를 보는 재미, 지역 광고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불 꺼진 후 영화에 빨려 들어가는 그 분위기와 느낌, 재미있는 장면에서 모두가 다 웃고, 감동적인 장면에서 다 같이 손뼉을 치는 쾌감이 있었다.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면 그런 기분을 전혀 느낄 수 없다. 80년대 사람들은 극장을 택하지 손 안의 화면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신기해하는 건 짧고 굵게 끝날 것이다.


80년대는 티브이 시대였다. 혜은이가 노래 부르는 것을 보기 위해 아버지들은 일찍 집으로 들어왔고, 코미디 프로를 보기 위해 가족이 티브이 앞으로 모여 앉았다. 저녁 식사 시간이면 모두가 티브이 앞에 앉아서 저녁밥을 맛있게 먹으며 시청을 했다. 그게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 티브이가 나오는 시간도 오후부터 자정까지였다. 하루 종일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티브이는 귀하고 즐거움을 주는 물건이었다.


그러다가 소니에서 현재의 휴대전화 크기 정도의 소형 티브이를 개발했다. 그 당시에는 그 티브이는 부자들만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고가에다, 안테나 주파수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휴대하기가 좋았지만 걸어 다니면서 티브이를 시청할 수 없었다. 한 곳에 앉아서 안테나를 뽑아서 주파수를 맞추어서 티브이를 시청해야만 했다. 아마 80년대 가장 신기해할 물품이라면 소형 티브이니까, 80년대로 간다면 티브이 기능이 있는(어플로 티브이를 보는 게 아니라) 휴대폰은 사람들이 신기해할 것이다.


현재 휴대전화보다 몇 년 전 휴대폰. 갤럭시 초기 모델이나 갤럭시 플레이어 같은 경우 안테나가 달려 있었다. 80년대 나온 소니의 소형 티브이 모니터보다 훨씬 크고 기기도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니 인기가 좋을 것이다. 80년대에는 손목시계 티브이도 있었다. 사실 건조기를 들고 가면 집에서 해야 할 일이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80년대 후반에 짤순이가 등장했고 그 여파는 실로 대단했다. 건조기는 성능이 좋으니, 까지 생각했다가 부품의 조달이나 뭐 이런저런 문제로 이제 이런 상상은 하지 않는 걸로.

켜지지 않는 나의 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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