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고만 싶은 글귀
올해 여름, 7월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여름에 매미소리를 아직 듣지 못했다. 매미소리는, 매미가 우는 소리는 참 듣기 좋다. 매미소리는 한두 마리가 우는 것보다 떼로 우는 소리는 황홀에 가깝다.
매미소리가 시끄럽고 소음 같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순전히 내가 생각하기에 다른 잡음이나 노이즈와 섞여서 거슬리고 시끄럽게 들리는 것 같다.
눈을 뜨고 잠들기까지 생활 속 소음을 보면 대단하다.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스피커에서 나오는 듣기 싫은 노랫소리, 오토바이, 에어컨 때문에 더 성이 난 자동차의 엔진 소리, 고함소리, 싸우는 소리, 웃음소리, 신발 끄는 소리, 문 닫는 소리, 부장님 음식 씹는 소리, 직장 상사의 아재 개그 등 엄청나고 굉장한 소음에 우리는 노출되어 있다.
이 같은 고뇌할 수밖에 없는 소음 속에서 매미들이 떼로 운다면 정말 시끄럽게 들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런 소음이 없는, 시골집의 평상에 앉아 떼로 우는 매미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알 수 없는 운율 속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복숭아가 있어야 한다. 어릴 때, 한 여름 불영계곡에 있는 외가의 평상에 앉아서 땀을 식히고 있으면 외할머니가 시원한 복숭아를 칼로 듬성듬성 잘라서 먹이곤 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외할머니에게 매미들이 왜 이렇게 우냐고 물었다. 외할머니가 뭐라 뭐라 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계속 듣고 있으니 듣기 좋다고 했던 것 같다.
외할머니는 매미는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하니 실컷 하고 싶은 말을 콘 소리로 다 하고 죽는다고 했다. 그러니 실컷 울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했다. 그때의 각인 때문인지 여름이 오면 복숭아와 매미소리를 찾게 된다.
마당이 있던 집에 살 때 여름이면 아버지는 복숭아를 사 와서 직접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나와 동생에게 먹였다. 아버지는 복숭아 알레르기 때문에 복숭아 근처에도 가면 안 되지만 무엇인가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더라도 나와 동생에게 직접 사 온 복숭아를 시원하게 해서 먹이고 싶었던 것이다.
마당에는 나무들이 꽤 있었고 매미들이 여름이면 나무에 붙어서 맴맴 울었다. 밤이면 동네가 고요해지고 매미들이 합창을 하는 시간이 온다. 복숭아를 까먹으며 매미소리를 듣는다. 매미들이 우는 소리를 듣는다. 매미들은 신나지만 서글픈 포효를 하는 것처럼 운다. 인공적인 소음이 걷힌 여름의 밤하늘에 떼로 우는 매미소리는 황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