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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Oct 02.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231

9장 3일째 저녁

231.

 해무는 너무 짙어서 이질적 무채색으로 짙음이 눈에 확연했다. 밤을 덮을 만큼의 짙은 무채색. 저 멀리에서 미지의 힘을 가진 존재가 습한 해무를 대동해서 인간들을 거부하고 자신의 공간에서 쫓아 버리려 했다. 마동은 등대 밑의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를 바라본다고 하지만 바다가 보일 리가 없었다. 고요했다. 풍덩하고 들어가서 헤엄을 쳐도 괜찮을 만큼 고요하고 조용했다. 그렇지만 바다에 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바다는 강과 호수와 다르다. 언제 파도가 몰아칠지 바닷속의 해류가 어떠한 모습으로 바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바다는 지구를 변이 시키는 하나의 생명체였다. 목줄이 마동의 손에 쥐어져 있고 목줄의 끝은 장군이의 목에 걸려 있었다. 장군이는 사원 지붕에 힘 있게 서 있는 오래된 가고일처럼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장군이도 마동이 쳐다봤던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동은 장군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다. 습기 때문에 축축했지만 장군이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마동은 장군이에게 머물렀던 시선을 다시 바다로 돌렸다.


 -누구라고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업다 나는 너다-


 어제 마동에게 전달되어온 의식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와 같았다. 말투가 어딘지 인간의 말투 같지 않았고 기계음처럼 들렸지만 또렷한 의식으로 전해져 왔다. 인간의 언어였지만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말투 같았다. 분홍 간호사가 말하는 텔레파시나 무의식을 텔레포트 방식으로 장군이는 마동에게 의사를 전달하고 있었다. 장군이는 바닥에 배를 깔았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존재다 해무와 마른번개처럼 그러다-


 장군이는 좀 더 편한 자세로 앉았다. 마동은 손에 쥐고 있던 목줄을 장군이 가까이에 놓아두었다. 장군이는 한참 생각했다. 마동의 눈에 장군이는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마른번개와 축축하고 짙은 해무 때문에 더 그래 보였다. 그것이 아니라면 마동 때문일지도 모른다.


 -유적지에서 발견한 토기의 시대보다 더 오래다 ‘마에 나드’라는 그리스에는 광적인 여성 추종자다 제우스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신적인 바커스의 여성 추종자들이라 불려다-

 -그들은 오래전에‘디오니스 제전’이라는 축제에서 포도주 마시고 선정적인 파티 즐겨다 그들은 사람들의 눈을 검게 만들어 같이 파티를 즐겨다-


 장군이는 길게 말하지는 못했다. 조금 의식을 전달하고 전파가 끊어진 무전기처럼 틈이 있었다.


 -나는‘shapeshiter’라고 불리는 형성 변이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동물의 모습으로 변할 수 이다 우리들이 개의 형상으로 변이 한 이유는 개로 변하는 것이 다른 동물에 비해서 변이가 편하기도 하다-

 -개는 사람과 어울리기 좋다 우리는 유전적이다 세대를 거쳐 외형이 사라지거나 소멸해도 우리들은 다른 외형 속으로 들어가서 인간들과 함께 죽 생활하다-

 -스라소니나 표범처럼 고양이 과로 변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나 그런 동물로는 인간들로 친숙하게 지낼 수 업다-


 장군이는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며 잠시 틈을 두었다. 힘든 모양이었다. 마치 늘 하던 방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고양이, 고양이는 아주 까다로운 습성을 지니고 있고 인간에게 버려진 고양이들이나 길고양이들과 영역다툼도 벌여야 하다 그들은 우리 같은 형성 변이자를 알아차리며 두려워하지 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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