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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로] 백운호수 - 능안고개 - 사근행궁터 (1)

모락산길을 지나다


한글날 아침입니다.
바랑을 둘러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좋습니다.
나그네 놀이하기 좋은 날입니다.










오늘 걸을 길입니다.
경기도 삼남길 제3길인 모락산 길입니다.
과거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길이라고 합니다.
옛 선비 어르신들의 낭만을 즐겨볼 까 합니다.
어디 가다가 탁주파는 주모가 있을라나~









삼남길, 인덕원, 안양






지난 번에 이 푯말을 못 찾아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인덕원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오늘도 둘이서 걷습니다.










상전벽해라 할까요?
삼남로가 이어졌을 때는 이 길이 큰 길이었다네요.
지금이야 그냥 동네 뒤 길처럼 되었습니다.
아마 그 때도 길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걷는 삼남로의 옛 모습이 옛날 같지는 않지만, 먼저 걸으셨던 선조들의 느낌을 받고자 합니다.










인덕원부터 백운호수까지는 지난 번 걸었기에 버스로 이동했습니다.
백운호수에서 모락산자락으로 갑니다.
세종의 4째 아들인 임영대군의 사당과 묘가 있는 길로 갔습니다.










모락산이야기가 있군요.
옛날의 왕은 참 신적인 존재였습니다.
왜 그렇게들 왕을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사 저도 그 때 태어났으면 그랬겠지요.
모락산도 왕이 있는 한양을 그리워하는 산이라는 뜻이라네요.










그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사당에서 보면 과천-봉담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앞이 훤히 트여서 전망이 시원합니다.
저도 이런 자리에 누워 평생을 지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임영대군의 한자가 어렵습니다.







임영대군 이구(臨瀛大君 李璆)
'영'자가 바다 영입니다. 20획입니다.
'임영'은 바다에 임한다는 뜻이고, 강릉의 옛 지명이기도 합니다.
처음보는 한자였기에 풀어보았습니다.
'璆'는 아름다운 옥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 왕이나 왕자들은 이름이 매우 드문 한자로 된 외자 이름을 씁니다.
그래야 백성들이 왕이나 왕자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고 합니다. 흔한 이름으로 쓰면 백성들이 그 글을 쓰지 못하고 생활에 불편함을 겪으니까요.










사당에서 임영대군묘를 보고 내려오는데 감나무에 감이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마침 옆에 아주머니께서 일을 하고 계시길래 감 하나 따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몇 개가 달린 감을 선뜻 따주십니다. 그러면서 더 따주까 하시기에 동행인 김민주회장님 것도 하나 더 부탁드렸습니다.
덕분에 오늘 걷기는 가을을 들고 다녔습니다.










제가 인생을 처음 살아서 이리저리 많이 헤맸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이 길을 처음가기에 이리저리 많이 해맸습니다.
능안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요 길로 들어가는 것을 모르고 능안길 깊숙이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습니다.
능안길에 새로 집을 많이 짓더군요.










둘이서 능안고개로 들어섰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우리는 무엇을 남길까 하는 대화를 했습니다.
같이 책을 써볼까? 쓰는 방향이 틀리고 문체가 틀린 것은 어쩌지?
저는 이 길을 걸으며 시조체로 시화집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이대로 걷는 사진집을 내던가.
김회장님은 글쎄요?










능안고개를 올라서니 이정표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높지 않고 쉬이 걸어 올라왔습니다.
벤치가 있어 앉아 쉬려니 동네분이 듯한 아저씨가 길안내를 해줍니다.










이 길이 참 좋습니다.
호젓하고, 숲 냄새나고, 새소리들리고,
늘 도시에서 만나다 색다른 곳에서 만났다는 기념으로 한 컷!










능안고개를 내려서니 모락산 둘레길 안내 지도가 있습니다.
오매기 중간길에 있습니다.










칼국수 집입니다.
팥 칼국수, 바지락칼국수, 해물전등을 팝니다.
외딴 곳에 있는데도 손님이 꽤 들어옵니다.
식당이름은 전라도 손 팥 칼국수입니다.
국물 맛도 좋습니다.










의왕문화원입니다.
한글날이라 쉰다고 문을 안 열였네요.
아쉽습니다. 들어가면 우리가 걷는 삼남길, 능안고개에 대한 자료가 많을 텐데요.
이렇게 마을마다 문화원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문화를 사랑하는 거겠지요.










현충탑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애써 찾았는데 좀 밋밋합니다.
추모하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의왕시 시민 현충탑이라든가, 어느 나라 현충탑이라든가 하는 것과 같이 누구를 추모하는 지 알려주는 게 보통인데, 여기는 그냥 현충탑입니다.










의왕시청입니다.
시청을 보자고 온 것이 아니고 사근행궁터를 찾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고천동주민센터에 사근행궁터가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검색해보니 시청별관에 있다고 해서 시청까지 갔지요.
그랬다가 다시 사근행궁터로 향했습니다.
아마 한 시간은 더 헤맨든 합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사근행궁터!
이전에 삼남로를 걸었던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 고천동주민센터에 있다고 했는데, 2016년 7월 주민센터를 옮겼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기 힘들었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고천동 주민센터로 왔을 때는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사근행궁터의 역사입니다.










골사그네자리에 있는 교회 건물입니다              





(내용이 길어서 다음에 이어  화서역까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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