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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보카도를 돌려줘

관세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by 카르멘

" IEEPA, 내 아보카도를 돌려줘 "


나는 완숙 아보카도 중독자다.

본래 아보카도를 후숙 시켜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즐기지 않아, 아보카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마켓컬리에서 '완숙 아보카도'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나의 장바구니에는 소소한 사치품으로 아보카도가 담기곤 했다.


쉽게 으깨지는 부드러운 아보카도에 참기름과 간장만 뿌려 밥에 슥슥 비벼 먹으면 꿀맛.

여기다 아삭한 생오이를 잘라 넣으면 '그리너리 라이스'가 완성된다.

맛도 좋고,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성찬!


아, 그런데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아니, 오고야 말 것인가?

트럼프는 아보카도 안 좋아하나 봐...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달의 유예기간을 두고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선언했다.

중국산 전제품에 10% 보편관세도 부과.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마약 '펜타닐'의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라고 한다)


심지어 트럼프는 한발 더 나아가 상대국이 미국 조치에 맞대응하면 관세를 더 올리겠다는 '보복 조항'까지 포함시켰다. (생각보다 섬세하고 신중한 캐릭터인가?)


미국에 공급되는 아보카도의 80% 이상이 멕시코산.

한국에도 멕시코, 뉴질랜드 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들의 가격도 덩달아 뛸 것이다. (현재 3알에 9,900원도 비싼데 곧 12,000원대까지?)

그러나 아보카도만이 문제는 아니겠지.


미국 인근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기지를 만들어 원가를 줄여온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멕시코 500곳, 캐나다 100곳이 넘는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관세조치로 미국의 한국물품 수입이 10% 이상 줄 것이라고 봤다.

그게 얼마냐 하면, 약 130억 달러.

자동차, 전기 및 전자기계, 반도체 순으로 감소할 거라고 한다.


만약 이 보편관세가 한국에도 20%까지 매겨지고 보복 관세가 확장된다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수출액이 1천278억 달러인데 관세전쟁으로 인해 약 448억 달러가 줄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GDP의 0.3~0.7%가량이다.


"왜 때려, 관세?"


1977년에 만들어진 'IEEPA' 때문이다.

이름도 거창한 '국제비상경제법'.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이란 경제를 제재할 때 처음 썼고, 그때부터 소위 '적국'의 제재를 할 때 사용했다.


트럼프 1기 때 외국의 불공정 행위, 안보 위협에 대응한다는 무역법을 근거로 관세를 도입했다.

여기서 말하는 '불공정' 행위는 미국에 지나치게 무역적자를 야기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그런데, 우방국에도? 캐나다는 미국의 오랜 우방국이다.

그 이유도 중국 때문이다.


중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우회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물품의 다수가 중국기업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가공한 제품이란 말. 그러니 이 두나라까지 철저히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


현재 지구상 미국은 가장 아름다운 나라일까?


미국의 금리인하는 멈췄다.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겠다는 말도 들어갔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크게 하지 않는 듯하다.

결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가파른 수입품 가격의 균형을 맞춰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가파른 '호황'의 끝은 항상 버블이 있었다.


언제가 버블이 터지는 시기일까?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제2의 OO'이 시장에 등장할 때라고 말한다.(손에 잡히는 경제 플러스, 2월5일)


제2의 테슬라, 제2의 엔비디아...


테슬라, 엔비디아가 확실한 성장을 보일 때 '성장주'라고 말하는 제2의 00이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성장주는 아직 성장을 하지 않은 플레이어다. 수익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몸값이 뛴다. 장주인 기업들은 주가를 통해 투자금을 번다. 이때가 팡! 하고 터질 수 있는 때다.


아무래도 아보카도는 예고편에 불과한 듯 싶다.


내일도... 먹을 수 있을까?

(아들과 맞는 다정한 아보카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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