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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바디

by 카르멘


우리가 근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몸이 있기 때문이다
(노자)


이보다 직관적으로, 심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매일아침 우리가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 보는 이유?

우리에게 얼굴이 있으므로.


매끼 식사를 해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불필요한 군살을 빼고자 움직이는 이유?


우리에게 몸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사회처럼 불균형이 극심해지는 환경 속에서 우리의 근심이 늘어나는 이유도,


우리 몸의 불균형이 많은 고통, 불안, 불만족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이낙림)는 여러 서적들을 읽은 흔적을 책속에서 고스란히 공유한다.


누구나 신체가 자유로운 권리를 지닌다

프랑스혁명에서 시작된 전세계 인권선언문의 공통문구.


그런데 우리의 신체는 정말 자유로운가.


몸이 메어있는 출퇴근을 차치하고라도 퇴근 이후, 출근하지 않는 주말의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몸에 자유를 주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 휴대폰은 거북목을 만들고, 거북목은 어깨가 안으로 말리는 라운드숄더와 쌍둥이다.


우리 몸은 이어져 있기에 척추가 구부정하게 휘고,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등근육까지 이완 되다보면


상대적으로 우리몸의 상판인, 배는 더 나오게 된다.


우리가 바라는 자유로운 우리 신체의 모습이 과거 역사책에서 봤던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였을까?


하루 24시간 중 내몸에 자유를 허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자는시간?


수면을 기본적으로 6~8시간 사이 허한다 해도 수면시간 동안 우리 몸이 저절로 교정되지는 않는다.


자기 직전까지 갖고있던 나쁜 버릇들이 척추, 요추, 경추를 한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그렇게 잠에 들어 다시 일상을 반복하면 나쁜 버릇들이 곧 내몸이 된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자면, 내몸이 곧 나다.


내몸이 나의 근심이 되도록 내버려둘것인지, 말것인지의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라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문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다다"라는 말의 동의어도 아니다.


'외모따위 중요치 않아.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 마음이지.' 라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과 몸은 정말 분리될 수 있는가?

당신의 마음이 당신의 몸에는 아무런 영향도, 책임도 갖지 않는가?"


몸 자체가 무의식이며, 습관이며,
내 과거의 총체이자 현재, 미래의 원인입니다.
따라서 지금 몸이 바뀌면 미래가 바뀌는 것입니다.
(올어바웃바디)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힘을 빼는 습관'을 들이기가 훨씬 힘들다.


우리가 보통 헬스를 통해 하는 운동은 근육을 수축시켜 강화하는 동작들의 반복이다.

하지만 교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강화만 하다보면 척추 사이사이 붙은 근육이 불균형을 심화하는 방향으로만 강화된다.


튼튼하고 강한몸인데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꼴.


잠실대교가 아무리 튼튼하고 좋다한들 한쪽으로 경사져있다면 우리는 그 대교를 마음놓고 드나들수 있겠는가?


특히 척추는 몸의 중심으로 바르게 세우는게 중요하다.


특정 부위만 강화하는 운동이 안되는 이유도 척추를 따라 붙어있는 근육, 관절이 모두 하나이기 때문.


앞서 말했듯이 몸과 마음은 따로 분리될 수 있는게 아니기에 척추가 바로서면 마음도 바로선다.


일례로, 척추가 구부정하면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


척추가 측만이면 소화가 잘 안된다.


척추협착이 심해지면 가만히 서있지도 앉아있지도 못한다. 일상이 어그러지는 기분.


안색도 나쁘고 호흡도 가빠진다.


몸이 이러한데 마음이 평화롭겠는가.


반대로 척추 사이사이를 펴고, 공간을 늘려줘서 협착을 풀어낸다면.


척추 사이의 근육을 교정하여 불균형을 줄이고,


등과 가슴을 시원하게 펴내는 연습을 계속해나간다면,


명치끝이 시원하고 허리의 불편함이 가신다.


가슴은 자연스레 호흡의 통로를 열고 안색도 밝아진다.


내마음의 평화까진 당장에 아니더라도,

적어도 몸 때문에 불행하진 않을 것이다.


근육정상장력의 법칙: 근육이 정상 길이일 때 100% 힘을 발휘한다.


우리 마음도 힘이 빠졌을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올어바웃바디)


요가수련을 하다보면 "힘 빼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누군가는 반문한다.


"힘 안 줬는데요!"


그렇다. 내가 의식적으로 승모근을 올리고, 고관절을 잡고, 턱을 한껏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다.


그냥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몸에 힘을 주는 습관이 생긴거다.


때문에 '의식적으로' 몸에 힘을 빼는 습관이 필요하다.


귀와 어깨 사이가 물리적으로 멀어질 순 없겠지만, 의식적으로 올라간 어깨를 내리는 연습.


호흡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천천히 마시고, 내쉬는 호흡에 약하다.


자연호흡은 본래 의식하지 못하는게 자연스러운 거지만, 짧은 흉식호흡만 하다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기도를 열고 단전에서 정수리까지 다섯호흡만 마시고 잠시 기다린 다음

다섯호흡에 들숨의 통로 그대로 내쉬어보자.


정수리- 목- 등-가슴-배꼽까지 호흡을 조금씩 분절하여 내쉬다보면


내호흡이 내몸을 타고 내려가는게 느껴진다.


이과정을 다섯번만 이어가면 웬만한 화는 순간 내려가고, 상열감도 약해진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마음에도 힘이 들어가고


몸도 마음도 급해진다. 빨리 성과를 만들어내고 쉬고싶기 때문.


그런 가운데


과정을 즐기고 바라보는 나, 는 사라진다.


올어바웃바디의 저자는 매우 젊다.


그러나 그의 말과 글을 보면 경험치가 인생을 대변해준다는 말을 실감한다.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 중요한 것.


그리고 생각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그런의미에서 나도 이렇게 매번 재밌게 읽은 책은 기록하는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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