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도달해야 할 사고방식의 종착지
이 글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메모리 과부하' 파트를 읽고 저의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인류는 농업혁명 이후에 도시와 국가처럼 규모가 큰 사회를 갖추게 되면서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데이터 관리가 중요해졌다.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금을 걷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재산 정보와 지급된 급여 등 수많은 데이터를 알맞게 관리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이러한 정보들을 쉽게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인류는 더 크고 복잡한 사회를 형성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농업혁명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수천 년간 작은 단위의 사회 구성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처음으로 극복한 것은 고대 수메르인이다. 이들은 처리해야 할 정보를 점토판에 숫자로 써서 기록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하였다. 이로서 대규모의 도시와 국가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자체 체계를 통해서 사람, 동물, 사유품, 토지, 날짜 등을 기록하는 등 수많은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수 천, 수 만개의 점토판이 쌓여가면서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인간의 뇌라면 단번에 해당 기억을 꺼낼 수 있는 반면, 점토판으로 저장된 정보는 빠른 검색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수메르와 이집트, 고대 중국, 잉카 제국에서 문자 기록을 목록화하여 검색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것은 분명 기존 인간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인간은 데이터를 연결 지어서 사고한다. 가령 A를 떠올리면 연관된 A'를 떠올리는 식이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며 새로운 대상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할수록 본래 인간의 갖고 있는 사고방식의 중요성은 점점 잊히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10진수의 개발과 수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수학으로 압축하여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상대성 이론과 같은 복잡한 내용도 수학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등 인류는 이 세상을 수학으로 요약해서 사고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2진수로(0, 1) 작동할 수 있는 컴퓨터가 개발되고, 프로그래밍 언어의 개발과 함께 수많은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인간은 이 세상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컴퓨터를 활용하여 더욱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사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를 목록화하고 검색하는 사고방식과, 세상을 수학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사고하는 방식으로 인해 인간이 본래 갖고 있던 고유의 사고방식의 중요성은 잊히게 되었다. 즉 사용하는 문자 체계의 변화와 함께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고 사고하는 방식 또한 변화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어떠한 문자 체계를 바탕으로 한 사고방식이 더욱 중요해질까?
나는 언어(모국어, 영어)를 바탕으로 한 사고방식이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후의 종착지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목록화하고 검색하는 능력, 수학 공식을 만들고 계산하는 능력, 뛰어난 생산성을 발휘하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능력은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OS로 인해 손쉽게 처리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가?
인간 고유의 사고방식인 추론, 연상, 연결, 유추, 상상력과 같은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인간이 더욱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언어를 활용한다면 이뤄낼 수 있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쓰며, 깊이 사유하고 토론하는 등 언어를 활용하는 모든 활동들을 통하여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사고방식을 강화할 수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판별하고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복잡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명확하게 정의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든 능력에는 뛰어난 언어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독서, 글쓰기, 사유, 토론 이 4가지를 활용하여 언어 능력을 강화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책 <퀀텀 씽킹 인공지능을 이기는 사고력>에 구체적인 방법들이 전부 담겨 있다.
모든 지식은 하나로 연결된다.
모든 분야의 지식을 하나로 연결 지어 사고하며 유추하여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켜 보길 바란다. 언어 능력을 강화시킴으로써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앞으로 인류가 도달해야 할 사고방식의 최후의 종착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