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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쿵펀 Apr 01. 2016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수학을 주제로 한 스릴러

수수께끼의 답을 아는 친구가 사라졌다.


 어릴 적에 수수께끼를 풀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수수께끼를 내는 쪽이었다면 그것을 풀지 못하기를, 반대로 듣는 쪽이었다면 풀고자 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 목표하던 바를 이루어 내면 재미, 혹은 성취감을 얻게 된다.

 그런데 그 수수께끼의 답을 한명만 친구들 중에 한명만 알고 있고, 도무지 답을 모르게 되면 답을 모르는 다른 친구들은 안달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안달이 나서 못 견뎌 하는 친구들은 점점 늘어나고 그 답을 아는 친구는 더욱 재밌어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린다면?

 

수수께끼를 내버리고 약 올리듯이 이 세상을 떠난 수학자

 수학계에 전 세계 수학자들을 상대로 이런 수수께끼를 내버리고 약 올리듯이 이 세상을 떠난 수학자가 있었으니, 아마추어 아닌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이다. 페르마는 전문 수학자가 아니라 지금으로 따지면 고급공무원 정도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수학에 대해 엄청난 야망을 가진 학자도 아니었다. 그저 취미로(?) 수학을 접했고, 자기가 발견한 여러 가지 증명들을  디오판토스(Diophantos) 의 책 '아리스메티카(Arithmetica)' 의 여백에 적었다고 알려져 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모두 옳다는 것으로 증명이 되었지만 유독 하나의 정리만은 3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풀리지 않았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다음의 방정식이다. 우리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배우기 때문에 페르마의 정리가 왠지 친숙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정리는 지겹도록 외우지만 왠지 저 숫자 2를 3으로 바꿔도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은가?!

나는 정말 놀라운 증명 방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여백이 좁아서 증명을 쓸 수가 없다.  

거기다가 한 술 더떠서 이 정리 옆에는 또 "나는 정말 놀라운 증명 방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여백이 좁아서 증명을 쓸 수가 없다." 라고 적어놓고는 어떤 증거도 남겨놓지 않은 채 개구쟁이처럼 이 세상을 떠버렸다. 그래서 이것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Fermat's last theorem)" 라고 불리게 되었다.

내가 그 페르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이 수수께끼에 도전했던, 앤드루 와일즈(Andrew Wiles)를 위시한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페르마의 정리가 주로 다뤄지고 있지만, 수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흥미롭게 실려 있어서 수학에 대해 흥미가 없었던 사람도 무리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정도로 공부 잘하게 생겨야 감히 도전하는 거다. 앤드류 와일즈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수수께끼에 도전했던 위대한 인간들의 노력 

책을 읽다보면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으로 유명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존 내쉬(John Nash)를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가 생각나게 된다. 경제학도로서 내쉬 균형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고 봤던 나로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이론에 대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존 내쉬라는 인물의 일생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꾸려갈 수 있었고, 경제학에 관심도 없던 사람들 조차도 내쉬균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수수께끼에 도전했던 위대한 인간들의 노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서 인류에게 남겨진 다른 수수께끼에 도전해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해지신듯

 만약 아직 페르마의 정리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라면, 증명과정이 밝혀졌는지 미리 알아보지 말고 이 책을 끝까지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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