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 중간 어디쯤 Jun 06. 2020

목욕탕에서 만난 이쁘고 아름다운 사람들

아침에 헬스장에 다닌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하러 갔는데

그곳에서 눈에 단연 띄는 뒷모습을 보았다

아주 뽀얀 피부에 늘씬한 롱다리.

옆모습을 슬쩍 보니 봉긋한 이마까지!

"빛나는 사람"

"우월한 유전자"


나도 저리 되고 싶다는 욕망의 투영인지

이쁜 무언가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끌리는 것인지, 

 둘 아줌마인 내가 계속 쳐다보게 될 정도로 이쁜 사람이었다.


계속 쳐다봤다는 걸 들킬까 봐

괜히 부끄러워서 끝끝내 정면을 고개 들어 보지 못했다.

안경도 없었고 일부러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얼굴은 더 예쁘게 상상되었다.


넋 놓고 있는데


늘씬하게 관리 잘하신,

허리 꼿꼿할머니가 내 앞을 쓱~  지나가신다.

아차, 하며 상상 속에서 빠져나왔는데

이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할머니의 얼굴이 아닌 살아오신 인생이 상상되었다.


자녀는 장성해서 효도할까?

할아버지가 쏙 썩이는 분은 아니시겠지?

저 연세에 저 정도 꼿꼿하시면 평소 관리 참 잘하신 것  같다..

시련이 몇 번 흔들었지만 저렇게 꼿꼿하게 잘 이겨내셨을 거야!!!!


뒷모습이 아름다운 할머니.



이쁘면 이쁜대로 좋고

아름다우면 아름다운 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중 한 가지를 택해야만 한다면..

(어쩌면 지금 내 나이가 이쁨을 바라기에는  지나버린 나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에게서 시간이 흐른 뒤 저렇게 아름다움이 묻어 나오면 참 좋겠다고 나지막히 바래본다.



작가의 이전글 빨간 된장 줄까? 노란 된장 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