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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만난 이쁘고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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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간 어디쯤
Jun 6. 2020
아침에 헬스장에 다닌다
.
운동을 마치고 샤워하러 갔는데
그곳에서 눈에 단연 띄는 뒷모습을 보았다
아주 뽀얀 피부에 늘씬한 롱다리
.
옆모습을 슬쩍 보니
봉긋한
이마까지!
"
빛나는 사람"
"우월한 유전자"
나도 저리 되고 싶다는 욕망의 투영인지
이쁜 무언가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끌리는 것인지
,
애 둘 아줌마인 내가
계속
쳐다보게 될 정도로 이쁜 사람이었다
.
계속 쳐다봤다는 걸 들킬까 봐
괜히 부끄러워서 끝끝내 정면을 고개 들어 보지 못했다.
안경도 없었고
일부러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얼굴은 더 예쁘게 상상되었다.
넋 놓고 있는데
늘씬하게 관리 잘하신,
허리 꼿꼿한 할머니가 내 앞을 쓱~ 지나가신다.
아차, 하며 상상 속에서 빠져나왔는데
이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할머니의 얼굴이 아닌 살아오신 인생이 상상되었다.
자녀는 장성해서 효도할까?
할아버지가 쏙 썩이는 분은 아니시겠지?
저 연세에 저 정도 꼿꼿하시면 평소 관리 참 잘하신 것 같다..
시련이 몇 번 흔들었지만 저렇게 꼿꼿하게 잘 이겨내셨을 거야!!!!
뒷모습이 아름다운 할머니.
이쁘면 이쁜대로 좋고
아름다우면 아름다운 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그중 한 가지를 택해야만 한다면
.
.
(어쩌면 지금 내 나이가 이쁨을 바라기에는 지나버린 나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에게서는
시간이 흐른 뒤
저렇게 아름다움이 묻어 나오면 참 좋겠다고 나지막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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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9살 어린왕자들을 육아하면서 아픈 아이와 어른들을 돌보는 의사이기도 합니다.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저는 이쪽과 저쪽의 의미를 곱씹으며 여행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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