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피와 두두> 생활동화 시리즈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계속 계속 자꾸자꾸 읽어달라고 한다는 의미로 부모님들 사이에서는 '추피 지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라서
두 아이가 추피 이야기는 하루에도 5권 이상씩 읽어달라고 성화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추피에게 일어난 일을 짤막하게 책에 담아낸 것 같은데, 아이들은 깔깔 넘어가기도 하고 격한 공감을 하기도 한다. 자기 또래의 일이라서 그런가?
3살의 일상을 재미있게 그려낸 작가의 세심함이 놀라울 때도 참 많다.
작가가 프랑스인이라, 이 책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엿볼 수도 있다. 간혹 부작용으로 이 책을 통해 할로윈파티를 처음 접한 아이들이 부처님 오신 날 기념으로 집 주변에 달린 색색의 연등을 보고 아이들이 '할로윈이다!'를 외치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정말이지 이 책은 잘 샀다 싶은 책이다!
하루는 큰애가 추피 옷이 작아져서 새 옷을 사는 내용을 읽다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엄마, 이상하다요"
"왜?"
"추피는 펭귄이라서 옷 필요 없는데 옷 입고 다녀요"
ㅋㅋㅋ
옆에서 듣던 엉뚱한 남편
"수달 아니었어?"
내가 뽀로로도 펭귄인데 옷 입는다고 말하자
온갖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들을 소환하여 이들이 동물이지만 옷을 입는다고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하는 첫째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재잘재잘 첫째의 입을 보면서 넋 놓고 있는데
둘째가 이번에는 츄피가 이상한 책을 읽고 있다고 알려줬다.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몰랐는데 자세히 들여다보고 알게 되었다.
웬 여자아이 사진이 모든 책 제일 뒷장, 추피가 읽는 책 속에 박혀있다!!!
뭐지?
사람 사진을 미리 배치해 두고 추피 캐릭터로 바꿔야 하는데 그걸 미처 안 한 건가?
인쇄 실수가 아니라면.. 작가와 인연이 깊은 아이 사진을 일부러 저렇게 넣었나?(나는 여기에 한표^^ 왠지 멋스럽다)
추피가 알고 보면 인간들의 이야기를 즐겨 읽는 것일지도!!
이유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아이들의 시선에 놀랄 때가 많다.
매일 봐도 몰랐는데
이렇게 찾고 나니 또 어떤 숨은 그림 찾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하지만 난 마음까지 다 커버린 어른이라
내 눈에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이왕 이리된 거
책 읽어준다고 핑계 대고
애들 옆에 딱 붙어서 그 시선 좀 배워야겠다!!!
얘들아,
엄마가 글 잘 쓰게 되면 혹시 아니~ 티에리 쿠르텡 아저씨처럼 너희 얼굴이 비밀 인쇄된 동화책이 출판될지도 모르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