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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Aug 20. 2020

바람아 멈추어 다오

동생 뱃속에 있던 '기적'이가 태어났다.

일하던 중, 동생 곁을 지키시던  엄마가 보내주신 사진으로 아기 얼굴을 보았다. 너무 이쁘다.


꼬물꼬물 작지만 힘찬 움직임과

콤콤한 아기 냄새와

우렁찬 울음소리가

사진에서 느껴졌다.


그와 함께 긴장되었던 내 몸의 구석구석이 함께 탁 풀리는 느낌!!


사실..

최근 내 주변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엄마 '전신 경화증' 진단을 받으셨다.

할머니가 손목 수술을 받으셨다.

지난 토요일 아빠가 잠시 실종되었다 나타나셨다.

큰아버지도 머리 수술하셨다..

동생이 아이를 낳았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세상에

최근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이라니!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고 걱정되었다.


여태껏 무탈하게 잘 살아온 나였다.

하지만 주변에서 많은 일이 갑작스럽게 단기간에 일어나니, 나의 일부분이 계속해서 나에게 붙어있지 못하고 둥둥 떠다녔다.



그런 나를

'기적'이가 꽉 잡아 붙들어준 기분이다.

기적이 사진을 보니 안심이 되었고

한숨 놓였다.


휴~~


세상을 혼자 사는 것이 아니란 것을 새삼 느낀다.

혼자 잘 사는 듯할 때도

주변에서 꼿꼿이 나를 위한 바람막이를 쳐 주어 그렇게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무슨 이유에서건 주변이 흔들릴 때

그간 흔들림 없이 지내주었던 것을 뒤늦게, 아주 뒤늦게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조금씩 잦아들고 있는 이번 흔들림

기적이 덕분에 끝이 참 좋다!

그래서 더 고맙고 더 감사하다.



이제 그만,,

바람아 완전히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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