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 중간 어디쯤 Aug 25. 2021

영혼의 소리

버츄를 더 공부하고 싶어서 퍼실리테이터 과정에 등록했다.

뜬금없이 왠 버츄?

이럴 수 있으나..  내 꿈이 '버츄가 실현되는 병원 만들기' 이기 때문에! 거의 2년을 벼르고 벼루다 수업을 듣게 되었다. (언젠가는 한번 허심탄회하게 이곳에 풀어봐야겠다. 나의 꿈!)


버츄가 인성함양의 도구인 만큼 수업 내용이 참 따뜻했는데, 하루는 수업 중에 다른 이의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함을 배웠다. 겉으로 하는 말 대신 속마음을 듣는 일! 이제 나도 버츄 퍼실리테이터가 되었으니 연습해 보리라 다짐했다.

내 주변에서부터 시작!


이번 주말

두 아이가 티격태격

누가 크니 더 작니 하며 싸우고 있었다

카봇 대백과를 뒤지면서 제법 진지하다.

한참 지켜보았다.

두 개의 로봇 키를 비교하는 중이었다.

문제는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는 것!! 책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말다툼은 제법 길어졌고 감정이 격해지려 하고 있었다.

 

당연히 서로 큰 로봇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좋아?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아니!! 작은 게 좋아요

둘째가 그러길래

너도??

그랬더니 첫째도 작은 게 좋다고 했다.


왜?

빠르잖아요!


작은 게 빠르다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개미가 빨라? 치타가 빨라?

작다고 다 빠른 것은 아닌 것 같아.

댄디랑 에이스가 크던 작던 속도가 많이 다를 것 같진 않아. 싸움 그만하고 더 빠른 친구를 찾아보자!!


둘 다 얼굴이 밝아졌다.

서로 자신이 더 작다고 우기던 싸움은 끝나고

첫째는 오토 소닉( 소리보다 빠른 오토 소닉이란다)

둘째는 마하 로드로 변신해서 놀기로 했다.

유연성의 미덕을 반짝이면서 말이다.


그 모습을 보자니

"물어보기 잘했다"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아이들은 나와 다른 존재란 것을 잊을 뻔했다.


아직 나에게 다른 이의 영혼의 소리는 물어봐야 들린다. 그렇지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

타인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한 나의 첫걸음이었음을 느낀다.


이렇게 한 발자국씩!!

꾸욱 꾸욱 잘 찍어봅시다!!


**퇴근 후 수업듣는 동안 온전히 아이들 돌본 남편은 힘들었어..라고 했다. 고맙습니다. 꼭 갚을게요.



다른 사람의 영혼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그 의미가 잘 드러나게 해주는 일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봉사일 것이다

-더글라스 스틴-


작가의 이전글 시를 써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