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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Sep 26. 2022

이기고 싶지만

아이들과 달리기를 했다.

첫째가 제안해서 '놀이터 세 바퀴 돌기'를 시작했다.


매일 형한테 지는 둘째가 안쓰러워

일부러 내가 좀 천천히 달렸다.

지치기도 했고...


몇 번,

3등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계속 지기만 하네요~"


둘째가 (엄마를 이겨) 뿌듯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왜 그럴까?"

되물었다.


"우리가 잘하니까 그렇죠!"


당연하다는 듯한 저 말투!


물론 둘째가 알아주길 바라고 져준 것은 아니었지만

저 대답을 듣고서는 좀 띵~했다.



엄마로서 나는 고민이 많다.

특히 오늘은

1. 함께하는 즐거움과

2.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3. 꼭 이기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사실과

4. 경쟁보다 나만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사실

5.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모든 것을 전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끓었다.


하지만 애써 다 억누르고 이번에는 1, 2번을 택했다.


아직은 약한 저 날개가 단단해져서 언젠가는 마음껏 세상에서 펼칠 수 있게 잘 지켜주고 싶다. 오늘은, 그런 마음이다.


몇 년 뒤

쌕쌕거리면서 달려도 따라잡지 못하고

아이들 뒤통수만 보게 될 날이 올 것을 알고 있다.

그때, 엄마랑 발맞춰 뛰어 주려나..^^


얘들아, 오늘은 엄마가 너희들 배려해줬단 거  알아줘!! 

엄마 달리기 못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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