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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Aug 10. 2022

미스코리아들의 만남

아... 진짜...


전일 새벽 3시

속 울렁감을 느끼면서 깼다.

네 번째로 찾아온 귀에서 돌이 빠지는 느낌


또 왔다, 이석증


그래도 난 이제 '베테랑' 이석증 환자라서

짜증이 날

당황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


셀프 리덕션을 시도해 보았다.

좀 나아지는 듯해서 일단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지리함이 남아 있긴 한데

출근해서 점심시간에 병원 가보면 될 정도의

강도가 덜한 어지러움이다. 휴. 다행^^


하지만 머리를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건 힘들어서

오전 내내 꼿꼿이 목을 들고 다녔다.


최대한 눈은 웃고

고개는 안숙이고

무릎을 까딱하는

인사 -

바로 그 '미스코리아 인사'를 하면서

회진을 돌고 있었다.


선생님~~

무릎에서 따각따각 소리가 나는데

이것 때문에

걱정돼요


무릎 수술하신 환자분이다.


내 다리가 심한 오자였거든

맨날 사람들이 입을 대서 싫었어.

이제 무릎 수술하고 일자로 쫙뻗은 '미스코리아 다리'가 됐는데 걸을 때 소리가 나네


(고개를 숙이지 못해) 쭈그려 앉아서 문제의 무릎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어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냥

한마디

덧붙인다.


"저도 오늘은 미스코리아예요^^"


ㅋㅋㅋㅋ


의사랑 환자랑 미스코리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주변분들이 기웃기웃하신다.


뻣뻣한 목과

일자로 쫙 뻗은 다리를 가진

미스코리아 두 사람의 만남은

이렇게 성사되었다.


웃을 거리가 있어 좋긴 하다만

내일은..

미스코리아는 아니고

그냥 원래의 내가 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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