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그리고 고백

by 그 중간 어디쯤

담배를 끊는 게 좋겠다고

잔소리를 해대는 나에게

20대 환자가 말했다.


"저는 이번 생애 미련이 없어요."


이미 정신과 진료도 받고 있는 분이지만

안 되겠다 싶어 옆에 앉았다.


그 담배 피울 때 나타나는 증상이 일종의 뇌졸중인 거예요.

머리 혈관이 다른 사람보다 좁은데 담배가 갑자기 혈관을 수축하게 하니 그렇게 된 건데..

담배 계속 피운다고 죽는 거 아니에요!!

대신 지금보다 더 심하게 마비 올 수도 있어요!!


반 협박이다..


더 힘들어진다는 말에 멈칫.


이번 생 힘든 마음.. 나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잘하는 것은 없어요??


못하는 건 많은데.. 잘하는 건 없어요

음.. 부정적인 생각은 잘해요


뭐? 그럼.. 고맙거나 감사하거나 그런 건 없어요??

몇 개 아주 사소한 예를 들었더니


음.. 키 큰 거ㅋ 잘생긴 거ㅋㅋ라고 말하며 웃는다.


인정!!

내일 하나 더 말해 주세요~ 또 물어볼게요~~

그리고 니코틴 패치없이 노력해 보겠다 하시니 한번 더 믿기로 했다.



지난주 토요일엔

오래전 입원하셨던 환자분이 기어이 점심을 사주셨다..

꺼내시는 말씀이
"다 놓고 병실에 멍하니 앉아 있었을 때 선생님께서 꺼내서 주신 카드(버츄카드)를 보고는 잊고 있던 뭔가들이 막 생각났어요. 머리에 빛이 스치더라고."

그 뒤로 몸은 불편하지만
전화로 다른 분들 자문해드리고 돈도 짭짤하게 버셨다면서

너무 힘들 때
어떤 순간을 극복하게 해 준
사람들이 기억나게 마련이라고..
내가 그중 한 사람이라서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벌써 몇 년 전 일이라..
작업치료 겸 버츄 필사해보자고 드렸고
다시 뭔가 시작해보자고 격려해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의 난 열정으로 넘쳤더랬다.

그분이 마음을 표현해 주신 덕에 그날은 참 마음이 벅찼다.



요즘은 마음속 불꽃이 많이 사그라져 있었더랬다..


그렇지만 그 토요일의 일이 있었기에

어제, 굳이 내 마음을 20대 환자분께 툭~ 던져볼 용기를 낼 수 있었다.


2022년

나는 참 많은 시도를 했고

많은 실패를 했다.

또 많은 성취도 이루었다.


많고 많은 일들 중 '가장'을 선택하는 것은 늘 어렵다.

하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이것이지 않을까..


처음 가졌던 그 마음과 열정을 지켜내고 있는 것!!

이것을 지키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는 것!!


2023년에는

제일 잘한 일이

'00한 것'이 될 수 있기를..!


뜬금포 고백. 그리고 미타임 2주 차 미션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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