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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Aug 01. 2021

밀려들다

슬이 반짝이는 해변에서

밀물들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해본다

아마 저 먼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해맑은 햇살을 머금은 아이의 무릎부터

사랑 가득 담은 부부의 발목, 나지막이 모래를 밟는 노인의 발끝을 맴돌다 왔을 파도의 흔적을

조용히 따라가 보았다


수많은 돌 틈에 끼어 덜그럭거리며

모난 마음조차 둥글게 빚어내는 손길이

산등성이를 넘어 절벽을 만들고

땅 속 깊은 곳에 스며들어 꽃을 피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낙조를 기다리는 동안 대문 하나를 만들었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해와 함께

파도는 문을 부드럽게 두드리고는

이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끝없이 펼쳐지는 별빛을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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