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취급하는 커피라며
건네준 커피봉지 속
곱게 갈아져 있는 커피가루
스타벅스 로고가 선명히 새겨진
세라믹 텀블러에 담겨
검은 빛으로 출렁였다
적당히 미지근하게 탄 커피는
늘 그렇듯이 썼다
텀블러에 가득 채웠지만
더 넣어야할 물의 양만큼
딱 그만큼만 썼다
결국
물을 더 타지 않고
마지막 한 모금까지
쓴 채로 모두 삼켰다
입에 녹지 않은 가루가 들어갔는지
씁쓸한 첫 맛이
텁텁한 끝맛으로 남았다
너는 내게 커피같은 사람이었나보다
필요한 물만큼 쓰디 쓴 사랑
넘칠세라 넣지 못했던 그만큼의 사랑
줄어들수록 깊게 남은
커피처럼
쓰고
커피처럼
텁텁한
커피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