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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May 14. 2016

커피같은 사람

스타벅스에서 취급하는 커피라며

건네준 커피봉지 속

곱게 갈아져 있는 커피가루

스타벅스 로고가 선명히 새겨진

세라믹 텀블러에 담겨

검은 빛으로 출렁였다


적당히 미지근하게 탄 커피는

늘 그렇듯이 썼다

텀블러에 가득 채웠지만

더 넣어야할 물의 양만큼

딱 그만큼만 썼다


결국

물을 더 타지 않고

마지막 한 모금까지

쓴 채로 모두 삼켰다


입에 녹지 않은 가루가 들어갔는지

씁쓸한 첫 맛이

텁텁한 끝맛으로 남았다


너는 내게 커피같은 사람이었나보다


필요한 물만큼 쓰디 쓴 사랑

넘칠세라 넣지 못했던 그만큼의 사랑

줄어들수록 깊게 남은


커피처럼

쓰고

커피처럼

텁텁한


커피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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