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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Oct 30. 2024

그대와 함께 걷는 길

가을 향기 따라

"엄마!"

"오야, 딸냄이!"

"뭐 하셔?"

"오늘은 고추장 담그고 피곤해서 누웠지."


매일 퇴근길 엄마와 통화하는 건 나의 일상 중의 하나. 짧게라도 저녁은 드셨는지 오늘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하고 말이다. 사실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이유는 엄마가 뭘 하셨는지 궁금하기보다는 "엄마!"하고 부르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게 나를 안아주는 말 때문이다. 엄마를 부르는 순간, 엄마가 "딸 오늘도 고생했네, 힘들었지?"하고 물어봐주시는 위로가 담긴 목소리.

사실 아빠에게는 가뭄에 콩 나듯 전화하는 편이다. 요즘 아빠의 글을 매일 보고 쓰고 있으니 아빠 생각이 절로 난다. 엄마에게 전화를 누르는 대신 "아빠!"하고 전화기 너머 안부를 전한다. 옆에 계시던 엄마의 목소리도 "우리딸!"하고 저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아부지, 오늘은 목소리에 게으름이 가득하셔. 자전거 안타신 거 같은데?"

"오늘 나가려다가 귀찮아져서 안 나갔어. 이제 늙었나 오늘은 자전거도 타기 싫네."

 "그건 늙어서가 아냐 아부지. 나도 그래. 요즘 헬스장 가는 게 꾀가 나. 귀찮고 말야. 그런 날도 있는 거지 뭐."


아버지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청년 철수 왜 그러시지? 실망시키지 마요.' 하면서 말이다.


난 딴 데로 화제를 전환시켰다.

"아부지 요즘에 쓴 글 있어요?

옛날 글 말고요."

"작가님이 글을 쓰셔야지."


아빠의 누워서 받던 게으른 전화 목소리는 사라지고 목소리에 반짝 윤이 난다.

"요즘도 쓴 글 있지, 그럼!"

"그럼 한 편 보내봐요! 저녁 맛있게 잡숴요."

 


가을 향기

안양천 억새꽃 가을 하늘 흰 구름
코스모스 향기 외롭게 느껴지는 가을향기

바라만 봐도 형용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 나는 그 사람
말이 없어도 다 알듯한 그 사람

미소에 행복하고 속이 예쁜 그 사람        
김이 나는 찻잔을 마주 보며 오래도록 보고픈 사람

고즈넉한 오솔길을 그 사람과 손잡고
가을 향기 마시며 단풍놀이 꽃길을
맑은 사람과...


2024年10月24日        
마음은 젊은 오빠  心友  철수    落書
        


'우리 젊은 오빠, 철수 멋있다!'

이 시에서 그 사람이 혹...혹시...?

오늘날 쓴 당신의 시. 오늘의 주인공도 영희겠지요.


오늘도 당신의 글에 에너지 담뿍 받아 하루의 글을 마무리 지어봅니다.


아부지에게도 인사를 전합니다.

'젊은 오빠,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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